트럼프 탄핵안 하원통과…두 번 탄핵당한 美 첫 대통령

의사당 침탈사건 일주일 만에 속전속결
바이든 취임식 일주일 앞두고 과반찬성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이 13일(현지시간) 미국 하원을 통과했다.

상원의 최종 심판 결과와 무관하게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공화당은 회복 어려운 상처를 입게 됐다.

하원은 이날 오전 9시(동부시간) 전체회의를 소집해 지난 6일 발생한 의회 난입사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내란 음모 혐의가 적용된 탄핵 소추안에 대한 심의에 들어갔다.

하원은 탄핵 절차가 정당한지 등을 다투고 양당 찬반 토론을 벌인 뒤 이날 오후 4시쯤 표결에 들어갔다.

전체 의원 435명 가운데 433명이 표결에 참여해 과반(217명)이 넘는 인원이 찬성표를 던졌다.

찬반표는 232, 반대표는 197로 나타났다.

탄핵 찬성에는 공화당 의원 10명이 참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논의하는 하원. 연합뉴스
이 가운데 리즈 체니 의원(와이오밍)이 포함됐다.

그녀는 조지 부시 대통령 당시 부통령을 지닌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딸로 공화당 하원에서 서열 3위로 꼽히는 핵심 인사여서 더욱 눈길을 끈다.

앞서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라고 표현하며 "우리는 미국 대통령이 이 반란을 선동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탄핵안 가결을 촉구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결과에 대해 반복적으로 거짓말을 했다면서 상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아 탄핵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공화당은 탄핵 추진이 통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퇴임 직전 탄핵은 불필요하다고 맞섰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한 2019년말 하원 탄핵에 이어 임기 중 하원에서 두 번 탄핵안이 가결되는 첫 미국 대통령이 됐다.

작년 2월 상원서 탄핵 부결된 후 이를 전하는 신문을 들고 웃는 트럼프 대통령. 연합뉴스
하원은 탄핵안을 곧바로 상원에 송부하게 된다.

하지만 현재 상원 다수당인 공화당의 원내대표인 미치 맥코널 의원은 오는 19일까지는 상원을 소집하지 않겠다는 뜻을 이날 측근들에게 밝혔다.

상원의 탄핵안 심리의 주도권을 민주당에게 사실상 이양하겠다는 뜻이다.

민주당은 20일 예정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 이후에는 상원의 다수당 지위에 오른다.

상원 의석 100석 가운데 50석을 공화당이 점하고 있어서 상원에서 탄핵안 최종 가결에 필요한 2/3 찬성표는 현재로선 나오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6일 발생한 의사당 폭동 사건의 수사 진행상황에 따라서는 공화당 내에서 탄핵 찬반 여론이 크게 바뀔 가능성이 남아 있어 결과를 예단할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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