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1대 대한배드민턴협회장 선거가 14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 호텔 가야금홀에서 열린다. 고(故) 박기현 회장의 뒤를 이어 오는 2024년까지 협회를 이끌 수장이 결정된다.
한국 배드민턴은 이용대(요넥스) 이후 대형 스타가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있다. 박주봉, 김동문, 하태권과 방수현, 라경민 등 세계를 주름 잡았던 한국 배드민턴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동메달 1개(여자 복식)에 그쳤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는 노 메달의 수모를 겪었다. 그 과정에서 국가대표 후원업체와 협회 사이에 갈등이 생겼고, 진통 끝에 요넥스가 다시 협회를 후원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도쿄올림픽을 앞둔 가운데 새 회장이 협회의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 상황이다. 전임 박 회장은 의욕적으로 세대 교체를 추진한 점은 좋았으나 아시안게임에서 결실을 얻지 못했다.
그 책임을 대표팀 코칭스태프에게 묻는 등 사령탑 교체 과정에서도 잡음이 일었다. 안재창 감독에서 현 김충회 감독에게 지휘봉을 넘기는 과정도 파벌 갈등이 불거지면서 매끄럽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여자 단식에서 안세영(삼성생명)이라는 걸출한 유망주가 나와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여자 복식에서도 이소희-신승찬, 김소영(이상 인천국제공항)-공희용(전북은행) 등이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남자 복식 최솔규(요넥스)-서승재(삼성생명)도 차츰 경쟁력을 얻고 있다.
서 전 단장은 청소년 대표를 지낸 선수 출신이다. 이어 중학교 체육 교사, 대교배드민턴단 감독과 단장, 아시아장애인연맹, 대한장애인협회, 서울시협회장 등을 역임했다.
출마의 변으로 서 전 단장은 "시속 300km로 날아오는 셔틀콕처럼 정말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라면서 "그 변화에 귀를 기울이고 누구보다 빠르고 능동적으로 협회를 이끌 수 있는 적임자라고 자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엘리트와 생활 체육에서 배드민턴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을 위해 그 동안 쌓아온 모든 경험과 남은 모든 열정을 쏟아붓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선거 공약으로는 ▲ 17개 시, 도 협회와 전국 규모 연맹체, 유관 기관과 소통·정보 공유 체계 구축 등 협회 운영 전문화 추진 ▲ 국가대표 및 유소년 양성 시스템 구축 ▲ 왕중왕전 및 시, 도 대항 단체전 개최 등 생활 체육 활성화 ▲ 상임 심판 확대 및 동호인 대회 심판 수당 현실화 등 심판 체계 구축 ▲ 국내 및 국제 대회 확대 ▲ 학교 운동부 혁신안 마련 등을 내세웠다.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수 및 코치 출신인 김 전 사무총장은 "배드민턴계의 잘못된 관행을 보고 엘리트와 생활 체육, 국제 체육에 관여해 온 사람으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양분화된 협회의 상황에 우려를 표한다"고 출마 이유를 밝혔다. 이어 "일원화된 협회를 구성하고 시도 협회, 산하 연맹과 하나된 조직을 만들 것"이라면서 "무너진 생활 체육 활성화를 위해 협회 사무처 업무 분장도 새롭게 갖추겠다"고 덧붙였다.
김 전 충남협회장은 "꿈나무, 청소년, 주니어 선수층에 랭킹 포인트 제도를 도입하는 등 공정한 기회를 통한 우수 선수 발굴로 한국 배드민턴이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어 "지역 및 광역 협회장으로서 오랜 기간 현장에서 문제점과 장단점을 면밀히 분석하고 체험했다"면서 청원을 받는 신문고 제도, 협회 의무위원회, 선수위원회 신설, 시도 협회 지원금 확대 등을 공약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