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서울 지역에 내린 갑작스런 폭설에 시민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직장인들은 평소보다 조금 퇴근길에 나섰고, 자영업자들은 시시각각 쌓이는 눈을 치우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날 서울 마포경찰서 앞에서 만난 이모(42)씨는 내리는 눈을 보며 연신 일기예보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이씨는 "오후에 조금 눈이 온다더니 일기예보가 전혀 안 맞는다. 말이 안 되는 것 같다"라며 "제설차도 전혀 다니지 않고 서울시 대책이 뭔가 잘못된 것 같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 오후 3시쯤 시작된 눈은 점점 눈발이 굵어지더니 함박눈으로 금새 변했다. 추운 날씨가 아닌데도 눈은 도로에 쌓였다. 애초 서울 수도권 지역의 예상 적설량은 1~3㎝였지만, 기상청은 뒤늦게 대설주의보를 발령했다.
건물 관리인 박모(65)씨는 쌓이는 눈에 다급히 준비한 염화칼슘을 인도에 뿌려댔다. 박씨는 "일기예보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라며 "쌓인 눈을 쓸어도 금방 또 쌓이니까 염화칼슘을 애초에 뿌려둬야 한다"고 했다.
인도에 눈이 쌓이자 자영업자들 손발이 바빠졌다. 성북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영희(61)씨는 "이렇게 눈이 올 줄 전혀 몰라 염화칼슘을 준비하지 못했다"면서 "눈이 계속 쌓이니 계속 쓸어야 한다. 가게 앞 도로에도 눈이 쌓여서 차가 계속 헛바퀴 돌고 난리가 났다"고 말했다.
한씨는 "폭설 관련 재난 문자도 없었고, 여기까지는 구청 제설차도 오지 않는다. 진짜 너무한 것 같다"고 혀를 찼다.
지난주 폭설로 인한 교통대란으로 뭇매를 맞은 서울시는 이날 정오부터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서울시는 인력 8천 명과 제설차 1천 대를 투입하는 등 긴급 제설 작업을 진행 중이다.
시내버스도 전 노선 출퇴근 시간대 운행을 30분 연장하고, 코로나19로 인한 야간 감축 운행을 한시적으로 해제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퇴근길 교통 혼잡이 예상 돼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