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1인 권력 절대화로 기강 잡기…비서제 부활

北 조직 책임자 직제 위원장에서 비서로 변경
선군정치와 차별화된 김정은 '인민대중제일주의' 선언
당 규약 개정으로 당 중심 국정운영 시스템 강화
당의 역할 정상화하면서 김정은 1인 권력도 절대화
당원·당 조직 통제도 강화 '기강 잡기'

김정은 위원장. 연합뉴스
북한이 8차 당 대회 당 규약 개정을 통해 노동당 중심의 국정운영 시스템을 구축하면서도 김정은 국무위원장 1인의 권력은 절대화하는 이중적 양상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8차 당 대회에서 개정한 당 규약 서문에 "혁명발전의 요구를 반영하여 인민대중제일주의정치를 사회주의 기본정치방식으로 정식화하였다"는 문구를 명기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선군정치와 차별되는 인민대중제일주의를 '사회주의 기본정치방식'으로 선언한 것이다.

북한은 인민대중제일주의를 표방하며 노동당의 역할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당 규약을 개정했다.

먼저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정치, 경제, 군사적으로 시급히 제기되는 중대한 문제들을 토의 결정하고 당과 국가의 중요 간부들을 임면하는 문제도 토의하도록 했다.


특히 당 수반, 즉 김정은 위원장의 위임에 따라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들이 정치국 회의를 사회할 수 있도록 했다.

김 위원장이 참석하지 않아도 당 정치국 회의를 열 수 있도록 함으로써 다양한 현안에 대한 신속한 논의를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당 중심의 국정운영 시스템을 강화한 조치로 풀이된다.

사회주의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인 당 대회 자체도 5년 마다 개최하는 것을 당 규약으로 명문화했다.

이와 함께 "당 기관 뿐 아니라 정권기관, 근로단체, 사회단체를 비롯한 정치 조직들의 책임자 직제가 모두 위원장으로 되어있는 것과 관련하여 최고 형태의 정치 조직으로서의 당의 권위를 철저히 보장할 수 있게 각급 당위원회 위원장, 부위원장 직제를 책임 비서, 비서, 부비서로 하고 정무국을 비서국으로, 정무처를 비서처로 고쳤다"고 했다.

모든 당 조직의 책임자 직제를 기존의 위원장 대신 비서라는 명칭을 쓰게 했다는 얘기이다. 부위원장들이 포진해있는 당 정무국을 비서국으로 변경함으로써 과거 김일성 시대의 비서제 직제로 되돌아 간 셈이다.

아울러 북한에서 별 제한이 없었던 위원장 직함도 김정은 국무위원장 등 제한된 직제에서만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선군정치 과정에서 위상이 높아진 군부에 대한 당의 통제방침도 당 규약에 명확히 규정했다.

"인민군은 사회주의 조국과 당과 혁명을 무장으로 옹호 보위하고 당의 영도를 앞장에서 받들어나가는 조선 노동당의 혁명적 무장력"이라는 것이다. 군에 대한 당의 영도적 역할을 제고한 셈이다.

김 위원장은 일부 권한을 아래로 위임해 당의 역할을 확대하는 한편 당을 움직이는 당원과 당 조직에 대한 통제도 강화했다.

먼저 후보당원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리고, 당원이 3년간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당원에서 제명하도록 하는 등 기강을 강화했다. 아울러 당 조직은 사업을 무책임하게 할 경우 경고·엄중경고·사업정지 징계를 내리기로 규정했다.

선군정치 시대와 달리 당 중심의 국가운영 시스템으로 정상화하는 것은 또한 김정은 위원장 1인의 권력과 위상을 최대한 증대하는 것이기도 하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정치국 회의를 열수 있도록 하는 등 김정은 위원장이 권한을 일정하게 위임하는 것은 그 아래와 자신의 위상을 명확하게 차별화하는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이제는 일일이 정치국 회의를 사회할 필요가 없는 명실 공히 수령 반열에 오른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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