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총수 장남 기업에 일감 몰아준 KPX의 진양산업 제재

장남회사에 스폰지 원료 수출 영업권 무상 제공
부당지원결과 영업이익 18배이상 폭증
장남 그룹 경영권 승계 발판 마련

KPX는 2019년말 기준 27개 계열사를 소유한 자산총액 2조 3천억원에 달하는 중견 화학그룹이다. 공정위 제공
그룹 총수의 장남 기업에게 일감을 몰아준 기업집단 KPX의 계열사인 진양산업과 씨케이엔터프라이즈가 공정위의 제재를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집단 KPX 소속 진양산업이 그룹총수인 양규모씨의 장남 양준영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씨케이엔터프라이즈에게 베트남 현지 계열사 비나폼(Vinafoam)에 대한 스폰지 원료의 수출 영업권을 무상으로 제공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총 1,635백만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10일 밝혔다.

KPX는 2019년말 기준 27개 계열사를 소유한 자산총액 2조 3천억원에 달하는 중견 화학그룹이고 진양산업은 플라스틱 발포 성형제품 제조 및 판매를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씨케이엔터프라이즈는 기업집단 KPX 동일인의 장남이 소유한 지분 88%를 포함해 동일인 일가가 100% 소유한 부동산임대회사이다.

공정위 조사 결과 진양산업은 지난 2015년 8월 자신이 수출하던 스폰지 원료 폴리프로필렌 글리콜의 수출 영업권(평가금액 3,677백만 원)을 씨케이엔터프라이즈에 무상으로 양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과정에서 의사결정을 주도한 것은 두 회사 모두에서 재직하던 임원에 의해 이루어졌고, 이와 관련한 계약 체결이나 상응하는 대가 지급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심지어 2016년 12월까지는 씨케이엔터프라이즈에 실무 인력이 없어 다른 계열사 직원이 수출 업무를 대신 수행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 같은 일감몰아주기에 따라 수출업 경험이 없던 지원객체인 씨케이엔터프라이즈의 사업 기반 및 재무 상태는 인위적으로 강화됐다. 2011년 씨케이엔터프라이즈의 매출액은 부동산임대업에서 발생하는 327백만 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일감몰아주기가 시잗된 2012년부터 부동산임대업 매출액의 약 12 ~ 22배에 달하는 매출이 폴리프로필렌 글리콜의 수출 거래에서 발생했다.

연 평균 영업이익 역시 일감몰아주기전에는 약 77백만 원에 불과했지만 2012년부터 2019년까지는 약 1,406백만 원으로 18배 이상 증가했다.

공정위는 이같은 지원행위로 잠재적 경쟁 사업자의 시장진입을 막는 등 시장의 공정성을 저해했다고 판단했다.

또 현금 유동성을 확보한 씨케이엔터프라이즈가 지주회사인 KPX홀딩스 지분 확보에 활용함으로써 동일인 장남의 기업집단 KPX에 대한 경영권 승계 발판을 마련했다고 보았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대기업집단에 못지 않는 중견 기업집단의 위법 행위를 엄정하게 감시감독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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