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양 양부모 '경찰 무혐의났는데 왜' 반발해 분리 못했다"

강서아동보호전문기관, 市의회 감사 질의서 이유 밝혀
"정인양 사건 학대로 판단했지만…강제로 개입 못해"

지난 4일 경기도 양평군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지에 안치된 정인이의 묘지에 시민들의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이한형 기자
양부모의 상습적인 학대 끝에 숨진 생후 16개월 정인양 사건을 담당했던 강서아동보호전문기관(강서아보전)이 정인양과 양부모 분리를 못 한 이유에 대해 "양부모가 3차 신고 당시, 경찰에서 2번 무혐의 처분을 받았는데 무슨 근거로 애를 데려가느냐고 항의해 강하게 분리할 수 없었다"고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2020년도 행정사무감사' 회의록을 보면, 지난해 11월 10일 감사에 출석한 강서아보전 정욱재 관장은 "(3차 신고 당시) 병원에서 저희 기관에 신고를 했다. '아이가 살이 많이 빠졌다. 방임이 의심된다'는 내용이었다"라면서 "세 번째였기 때문에 저희가 아이를 분리하려고 했었다"고 밝혔다.

정 관장은 이어 "그런데 부모들이 '경찰에 의해 2번 무혐의 처분을 받았는데 너희들이 무슨 근거로 애를 데려가려고 하느냐'라고 얘기를 하는 바람에 강력하게 분리를 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정의당 권수정 서울시의원이 "저희 기관(강서아보전)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이것뿐인가 하는 생각에 너무 안타깝다. 경찰에 인계되는 과정에서 심각성을 느끼고 좀 더 관찰·접근할 수 없었을까"라고 질의를 이어가자, 다시 정 관장은 "실제 저희는 이 건을 학대로 판단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해 어린이집에도 지속적으로 연락을 했었다. 그런데 부모가 '스트레스를 받아 못 살겠다'면서 저희 방문을 거부하는 상태였고, 법적 조치가 없는 상태에서 저희 상담원이 강제로 들어갈 수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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