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라인업은 신작 보다는 흥행이 검증된 작품이 주를 이룬다. 뮤지컬 쪽에서는 지난 5일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이하 스웨그에이지)이 가장 먼저 무대에 올랐다. 2019년 초연 이후 1년 만에 돌아온 스웨그에이지는 시조를 국가이념으로 삼은 가상의 조선을 배경으로, 자유를 빼앗긴 백성들의 애환을 웃음으로 승화시켰다.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2월 28일까지.
당초 지난 6일 개막하려던 '명성황후'는 2주 연기해 오는 19일 개막한다. 25주년 기념공연 답게 기존의 성스루(Sung-Through·대사 없이 노래로만 진행) 형식에서 벗어나 서사와 음악, 안무를 새단장했다. 김소현·손준호 부부가 고종과 명성황후로 호흡을 맞춘다.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2월 26일까지.
9시즌 째를 맞은 '맨 오브 라만차'는 오는 19일부터 3월 1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한다. 팬데믹 탓에 예정보다 한 달 가량 늦게 관객을 만난다. '돈키호테' 역에 류정한과 조승우, 홍광호가 트리플 캐스팅돼 기대감을 높인다.
'캣츠' 앙코르 공연과 '베르나르다 알바'는 나란히 오는 22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과 정동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캣츠는 지난해 9월 배우들의 '메이크업 마스크' 착용과 객석 1열 미판매 등 철저한 방역 속에 40주년 내한공연을 무사히 마쳤다. 극중 '그리자벨라'를 연기한 '수퍼 디바' 조아나 암필의 '메모리'(Memory)를 라이브로 들을 기회다.
2020 공연예술창작산실-올해의 신작 뮤지컬 부문에 선정된 '히드클리프'(1월 27~2월 7일), '쿠로이 저택엔 누가 살고 있을까'(2월 18~3월 21일), '인사이드 윌리엄'(3월 2~4월 11일) 등 3개 작품이 초연한다. 소설 '폭풍의 언덕'이 원작인 히드클리프는 고선웅 연출가와 정민선 작곡가가 뮤지컬 '베르테르'와 '카르멘'에 이어 세 번째로 의기투합했다. '쿠로이 저택엔 누가 살고 있을까'는 지박령과 원귀가 등장하는 코미디이고, 인사이드 윌리엄은 셰익스피어의 명작 '햄릿'과 '로미오와 줄리엣'을 유쾌하게 비틀었다.
연극 쪽에선 지난 8일 '얼음'이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막을 올렸다. 5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르는 작품으로, 대학로와 충무로를 종횡무진하는 장진 감독이 대본을 쓰고 연출했다.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18살 소년을 범인으로 만들어야 하는 두 형사의 이야기다. 섬뜩하지만 슬픈 심리추리극이다.
신작 5편(에볼루션 오브 러브·달걀의 일·누란누란·깐느로 가는 길·고역)도 첫 선을 보인다. 모두 2020 공연예술창작산실-올해의 시작 연극 부문에 당선된 작품이다. 각각 사랑·여성·교육·이념·난민 등 2021년 한국사회의 화두를 묵직하게 풀어낸다. 지난 8일 에볼루션 오브 러브를 시작으로 2월 21일까지 대학로에서 관객을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