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발 한파'에 "머리에 이슬 맺히고, 일도 더 힘들고"

8일 오전 서울 아침 최저 영하 18도…체감 영하 26도
낮에도 영하 12도~영하 1도 종일 영하권
출근길 시민들 "머리에 이슬 맺혔다", "얼굴 깨질 것 같은 추위"
실외 노동자들, 추위로 고충 토로
9일 아침 최저 영하 24도~영하 7도…한파, 주말까지 이어져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경보가 내려진 8일 오전 서울 오목교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몸을 움츠리고 출근길을 재촉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8일 '북극발 한파'로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8도까지 떨어져 체감온도가 영하 26도에 이르는 등 추위가 절정에 달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은 전날보다 5~10도 떨어지면서 영하 26도~영하 9도, 낮 최고기온은 영하 12도~영하 1도로 종일 영하권에 머물겠다. 현재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 한파특보가 발효됐다. 오전 7시 기준 서울 기온은 2002년 이후 최저치인 영하 18.2도를 기록했다.

이날 오전 5시, 경기도 고양시에서 각지로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은 옷깃을 단단히 여미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매서운 추위에 머리에 이슬이 맺힌 시민도 있었다. 출근길에 오른 김모(58)씨는 "추위에 마스크는 젖고 머리는 얼고 손도 시렵다"며 "어제부터 길도 미끄럽고 세탁기도 못 돌리고 있다"고 했다.

정류장 근처 지하철역 입구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어영세(72)씨는 "아침 일찍 출근해야 해서 완전 무장하고 나왔는데, 어제보다 더 추운 것 같다"며 "큰 대로, 차도에는 염화칼슘이 뿌려졌지만 인도(보행자 도로)는 그게 안된 상태라 상당히 미끄럽다"고 말했다.

출근길 시내버스에 김이 서려 있다. 황진환 기자
김동욱(40)씨는 "얼굴이 찢어질 정도로 정말 춥다"며 "버스 타고 다니는 분들은 길이 많이 막힐 것 같다"고 했다. 지하철을 타러 온 이모(67)씨는 "지난해 겨울보다 춥다"며 "특히 임시진료소에서 일하는 분들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새벽부터 실외에서 일하는 시민들은 추위로 인한 고충을 토로했다.

운반대를 끌고 배송 중이던 택배 기사 강모(42)씨는 "올해 너무 추워서 체감온도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낮은 것 같다"며 "노면이 많이 얼어서 미끄러운 게 제일 힘들다. 빨리 배송해야 하는데 어제도 2시간 가량 늦춰져 일을 더 했다"고 말했다.

음식물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던 환경미화원 서모(42)씨는 "음식물이 얼어서 잘 털어지지도 않는다. 특히 (차량) 뒤에서 일하는 분들은 계속 걸어다녀야 해 어렵다"며 "날씨가 너무 추울 때는 해가 뜨고 일을 시작하도록 하는 등 근무 시간이 조정되면 좋겠다"고 했다.

한파에 폭설까지 겹쳐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지만, 당분간 추위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12일까지 중부지방 아침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지속된다. 13~14일 사이 일시적으로 기온이 오르겠으나 당분간 추위는 이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이한형 기자
9일과 10일은 평년(1~8도)보다 5~10도 낮고 바람도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 낮아 매우 추울 것으로 전망됐다. 10일까지 아침 최저기온이 대부분 지역에서 영하 10도 이하 분포를 보이겠다.

9일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24도~영하 7도, 낮 최고기온은 영하 8도~1도가 되겠다. 10일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20도~영하 5도, 낮 최고기온은 영하 4도~4도로 예보됐다.

기상청은 "오랜 기간 추위가 이어지면서 선별진료소 등 야외업무 종사자, 노약자 등은 면역력 저하와 한랭질환 예방 등의 건강관리에 각별히 주의하기 바란다"며 "수도관 동파, 비닐하우스와 양식장 냉해 등 시설물과 농작물 피해가 우려되니 철저히 대비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눈이 얼면서 빙판길이 나타나는 곳이 많겠으니, 교통안전에 각별히 주의 바란다"고 덧붙였다.
황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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