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60대 조모씨는 발걸음을 재촉하며 이렇게 말했다. 전날 간밤에 내린 폭설에 북극발 한파까지 덮치면서 서울 전역은 꽁꽁 얼어붙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55분 기준 서울 기온은 영하 12도, 체감 온도는 영하 17도를 기록했다. 낮 최고 기온이 영하 8.4도,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 16.5도였다.
기상청은 전날 오후 9시쯤 서울 전역에 한파경보를 발효한 상태다. 서울에 한파경보가 발효된 것은 지난 2018년 이후 3년 만이다.
목도리에 장갑까지 낀 70대 김모씨는 "우리 같은 사람은 빙판길에 낙상이라도 당하면 큰일 난다"며 "새벽에 청소하러 나가는데 바람이 너무 추워서 힘들었다"고 밝혔다.
김모(33)씨는 "하루 사이에 이렇게 추워질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며 "여의도로 출근하는 길에 몇 번이나 넘어질 뻔했다. 내일은 더 춥다고 하니 미리 방한용품을 잘 챙겨입고 나가야 할 것 같다"고 걱정했다.
손모(63)씨는 "제가 중구에서 자영업을 하는데 오늘 다른 구를 다녀와 봐도 제설작업이 제대로 된 곳이 없는 것 같다"며 "버스나 택시는 불안하고, 자가용은 말할 것도 없으니 지하철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길이 미끄럽고 눈이 하나도 안 녹았다"며 "염화칼슘을 제대로 뿌린 건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날 출근길에는 지하철 1호선과 4호선이 한때 고장이 나면서 시민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얼어붙은 도로 때문에 서울 곳곳에서는 차량 정체도 극심했다.
이모(27)씨는 "출근길에 카카오톡을 확인하는데 너무 추워서 손발이 꽁꽁 얼었다"며 "빙판길 때문인지 차도 엄청나게 막혀서 출근길 교통이 혼잡했다. 퇴근길도 걱정된다"고 했다.
서울시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많을 것으로 판단해 8일까지 대중교통 출퇴근 집중배차시간을 30분 연장 운행한다는 방침이다.
시내버스도 전 노선 모두 출퇴근시간대 최소배차간격 운행을 30분 연장하여 노선별로 증회 운행한다. 코로나 방역으로 인한 야간감축운행은 한시적으로 해제해 증회운행을 시행할 예정이다.
한편 기상청은 다음날인 8일 이번 추위의 절정을 이룰 것으로 바라봤다. 8일 최저 기온은 영하 23도에서 영하 17도, 최고 기온은 영하 11도에서 영하 8도를 사이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추위는 9일부터 서서히 풀려 13일쯤 평년 기온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후에도 추운 날씨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