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에 폭설까지…꽁꽁 싸맨 시민들 "출·퇴근길 걱정"

"최저 기온 영하 16도 기록…3년 만 한파경보"
시민들 "눈 시릴 정도…출근길 정체 불편해"
서울시 "폭설에 퇴근 시간 겹쳐 제설작업 어려워"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특보가 내려진 7일 오전 서울 광화문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밤사이 내린 눈으로 얼어붙은 길을 따라 출근길을 재촉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날이 너무 추워서 눈이 시릴 정도예요. 출근길에는 지하철이 고장이 나서 버스로 사람이 몰렸더라고요. 옷은 두껍게 입고 무장은 다 했는데 퇴근길이 걱정되네요."

7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60대 조모씨는 발걸음을 재촉하며 이렇게 말했다. 전날 간밤에 내린 폭설에 북극발 한파까지 덮치면서 서울 전역은 꽁꽁 얼어붙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55분 기준 서울 기온은 영하 12도, 체감 온도는 영하 17도를 기록했다. 낮 최고 기온이 영하 8.4도,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 16.5도였다.


기상청은 전날 오후 9시쯤 서울 전역에 한파경보를 발효한 상태다. 서울에 한파경보가 발효된 것은 지난 2018년 이후 3년 만이다.

목도리에 장갑까지 낀 70대 김모씨는 "우리 같은 사람은 빙판길에 낙상이라도 당하면 큰일 난다"며 "새벽에 청소하러 나가는데 바람이 너무 추워서 힘들었다"고 밝혔다.

김모(33)씨는 "하루 사이에 이렇게 추워질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며 "여의도로 출근하는 길에 몇 번이나 넘어질 뻔했다. 내일은 더 춥다고 하니 미리 방한용품을 잘 챙겨입고 나가야 할 것 같다"고 걱정했다.

폭설을 동반한 강력한 한파가 이어진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인근에서 시민들이 출근길을 재촉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인도나 골목길, 이면도로를 중심으로 전날 오후부터 내린 눈이 얼어붙은 곳들이 보였다. 서울시는 전날 밤부터 서울 전역에 긴급 제설작업에 나섰지만, 진행속도가 늦어지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지역에 5cm 이상 눈이 내리면서 사전 제설제의 효과가 떨어졌고 퇴근 시간대 정체와 맞물려 제설 차량 운행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손모(63)씨는 "제가 중구에서 자영업을 하는데 오늘 다른 구를 다녀와 봐도 제설작업이 제대로 된 곳이 없는 것 같다"며 "버스나 택시는 불안하고, 자가용은 말할 것도 없으니 지하철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길이 미끄럽고 눈이 하나도 안 녹았다"며 "염화칼슘을 제대로 뿌린 건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날 출근길에는 지하철 1호선과 4호선이 한때 고장이 나면서 시민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얼어붙은 도로 때문에 서울 곳곳에서는 차량 정체도 극심했다.

지난 밤 사이 많은 눈이 내린 7일 오전 서울 올림픽대로 하남방면이 극심한 출근길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다. 윤창원 기자
회사원 이모(28)씨는 "오늘 1호선이 문제가 생겨서 출근이 늦어졌다"며 "도로 같은 경우도 염화칼슘 처리가 안 돼 있는 도로가 많아서 미끄러운 곳이 많다. 사고 위험이 커 걱정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이모(27)씨는 "출근길에 카카오톡을 확인하는데 너무 추워서 손발이 꽁꽁 얼었다"며 "빙판길 때문인지 차도 엄청나게 막혀서 출근길 교통이 혼잡했다. 퇴근길도 걱정된다"고 했다.

서울시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많을 것으로 판단해 8일까지 대중교통 출퇴근 집중배차시간을 30분 연장 운행한다는 방침이다.

시내버스도 전 노선 모두 출퇴근시간대 최소배차간격 운행을 30분 연장하여 노선별로 증회 운행한다. 코로나 방역으로 인한 야간감축운행은 한시적으로 해제해 증회운행을 시행할 예정이다.

한편 기상청은 다음날인 8일 이번 추위의 절정을 이룰 것으로 바라봤다. 8일 최저 기온은 영하 23도에서 영하 17도, 최고 기온은 영하 11도에서 영하 8도를 사이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추위는 9일부터 서서히 풀려 13일쯤 평년 기온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후에도 추운 날씨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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