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사정에 정통한 외교소식통은 지난 6일 일부 국내언론과 만나 동결자금 문제에 대한 한국 정부의 무성의한 태도에 실망감을 나타내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과 이란은 원유 수출대금을 국내 은행의 원화계좌로 결제하는 방식으로 제재 예외를 인정받아왔는데 2018년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조차 차단하면서 이란 측 자금이 발이 묶인 상태다.
이에 우리 정부는 이란 측 요구를 반영, 동결자금 가운데 코로나19 백신을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1~2천만 달러어치 대리구매 하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고 미국 정부의 특별승인도 얻은 상태다.
하지만 이란 측은 원화 자금을 미국 은행의 환전을 거쳐 코백스로 송금하는 과정에서 미국에 의해 또다시 동결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고, 사용 규모도 대폭 늘릴 것을 희망하고 있다.
이란은 한국 측이 자금의 안전한 송금을 보장하거나 아예 유로화 환전 등을 통한 구매 방식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최근 미국 재무부의 승인 하에 터키와 유럽은행 등을 통해 코백스 측에 유로화로 이미 선입금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한국 정부가 아직 이 거래 또는 동결자금 해제에 대한 실질적 행동은 없다"면서 양측이 논의를 시작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이란 정부는 오는 10일 이란을 방문하는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동결자금 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란 측은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두 번이나 친서를 보냈는데 동결자금에 대한 실질적 조처가 없는 것에 큰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다.
다만 이 소식통은 우리 선박 억류 사건은 '기술적 사안'이라는 이란 정부의 공식 입장을 언급하면서 동결자금 문제와는 별개의 사안임을 강조했다.
그는 '인질극' 의도를 거론한 일부 한국 언론보도에 대해서는 "치욕스럽다"며 불쾌감을 표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