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경험과 상관없이 노래를 좋아하고 즐겨 부르는 보컬리스트
△싱어송라이터, 소리꾼, 성악가, 재즈가수, 래퍼, 힙합 뮤지션 등
△현재 국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밴드 멤버
△콘서트, 뮤지컬, 오케스트라 등 다양한 무대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는 세션
△기타, 베이스, 드럼, 건반 등 실용음악 악기 연주자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트럼펫, 플루트 등 클래식 악기 연주자
△가야금, 거문고, 해금, 대금, 아쟁 등 국악 악기 연주자
△행드럼, 비파, 반도네온, 아이리쉬 휘슬 등 특수 악기 연주자
△DJ, 프로듀서, 비트메이커 등 전자 음악 분야 뮤지션
△실용음악, 클래식, 국악 등 전공하고 있는 예중·예고·예대 재학생
△탁월한 음악적 재능으로 뮤지션의 꿈을 키우고 있는 10대 청소년
△외국에서 음악 공부를 하고 있는 유학생 및 교포 뮤지션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한국 뮤지션과의 협업을 꿈꾸는 해외 뮤지션
△그 외 자신의 음악적 동지를 만나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 보고 싶은 사람
지난 4일 시작한 JTBC '슈퍼밴드 2' 모집 공고의 지원 요건이다. '슈퍼밴드 2'는 장르와 포지션, 나이, 국적, 학벌과 무관하게 참가자를 받는다면서도 성별만은 제한을 뒀다. 앞서 기술한 모든 지원 자격을 갖추고 있어도 여성이면 참가할 수 없다. 공고가 나온 후 "성차별"이라는 비판이 쏟아지는 이유다.
지난해 방송한 '슈퍼밴드'(시즌 1)는 숨겨진 뮤지션을 발굴해 최고의 조합과 음악으로 만들어질 슈퍼 밴드를 결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호피폴라, 루시, 퍼플레인이 가요계에 정식 데뷔했고, 재미와 만듦새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호평 속에 종영했다.
시즌 1도 남성만 지원이 가능했다. 이에 대한 지적이 나오자 김형중 PD는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세계적인 밴드 마룬 5(Maroon 5)와 같은 글로벌 팝 밴드를 만드는 것이 기획 의도였기에 "지향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 남성 위주로 갔다"라고 밝혔다. "프로그램이 잘되면 여성 멤버 위주이거나 혹은 여성이 포함된 시즌도 제작할 의향이 있다"라고도 전했다.
하지만 '슈퍼밴드 2' 역시 자격 요건은 달라지지 않았다. 밴드 새소년의 황소윤, 가수 오지은 등 여성 뮤지션들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비판했다. 황소윤은 "아~ 슈퍼밴드~ 애초에 나는 자격도 없었네~ 안녕하세요. 저는 세계적인 밴드 새소년의 프론트퍼슨 황소윤이고요. 여성입니다"라고 썼다. 오지은은 "또 슈퍼밴드 남자만?????"이라며 "왜 그렇게 정했는지 그 사고의 흐름을 알 것 같아서 더욱 화가 난다"라고 적었다.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는 "모집 공고를 보면 밴드로 할 수 있는 세상 거의 모든 것을 포용하고 있지만 오로지 여성만 배제되어 있다. '음악 천재'들을 모아 '세상에 없던 음악 그 자체'를 탄생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그 세상에 여성은 없다. 여기에서 오는 괴리감을 제작진은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라며 "한 마디로 프로그램이 남성만을 대상으로 할 당위가 전혀 없다는 말이다"라고 말했다.
김 평론가는 "최근 2~3년 음악 신의 가장 큰 화두는 여성 뮤지션의 약진이다. 장르를 막론하고 좋은 작품들이 연이어 쏟아진 것은 물론, 그래미 어워드에서 한국대중음악상까지 국내외를 막론한 각종 시상식에서도 좋은 성과를 냈다"라며 "이는 응모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은 여성 뮤지션뿐 아니라 밴드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도 모욕적인 처사"라고 비판했다.
박희아 대중문화 저널리스트는 "시즌 1에서 결과가 좋으면 여성 참가자들에게도 기회를 열겠다고 하지 않았나. 실제로 스타성을 갖춘 밴드가 탄생하기도 했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시청자 다수가 여성이고 팬덤 대부분도 여성이라는 점을 여전히 놓지 못한 것 같다"라고 짚었다.
그는 남성 4중창단을 모집하는 JTBC의 또 다른 음악 프로그램 '팬텀싱어' 사례를 언급하며 "'팬텀싱어'도 비슷한 문제 제기가 있었으나, 새 시즌에 여성을 참가시키는 게 아니라 올스타전을 하더라. 여성 팬덤이 탄탄할 것이라고 기대되는 남성(참가자)들로만 제작을 반복하는 태도는 안일하다"라고 말했다.
'다시, 보기'는 CBS노컷뉴스 문화·연예 기자들이 이슈에 한 걸음 더 다가가 현상 너머 본질을 들여다보는 코너입니다. 발빠른 미리 보기만큼이나, 놓치고 지나친 것들을 돌아보는 일은 우리 시대의 간절한 요청입니다. '다시, 보기'에 담긴 쉼표의 가치를 잊지 않겠습니다. [편집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