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둔갑한 중국산 표고버섯, ''수입면장''이 면죄부

판매업자들, 북한산 수입면장 돌려쓰기로 단속 피해


중국산 표고버섯이 대부분 북한산으로 둔갑해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는 사실을 CBS 노컷뉴스가 4일 보도했다. 이는 분명히 원산지 표기법 위반인데 그 동안 어떻게 단속을 피할 수 있었을까.

북한산 표고버섯을 국내에 들여올 수 있는 수입업체 수는 2008년 기준으로 모두 40개다. 이들이 정말 북한산 표고버섯을 수입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통일부가 내주는 반입 승인서 이른바 ''''북한산 수입 면장''''이 있는지 살펴보면 된다.

그러나 수입업자들로부터 표고버섯을 떼다 파는 도매상부터 소매상에 이르기까지 일종의 판매 자격증이라고 할 수 있는 이 ''면장''을 마구잡이로 돌려쓰면서 단속반과 소비자를 속여온 것으로 CBS 취재 결과 드러났다.


대부분의 식품류가 그렇듯이 눈으로 원산지 식별이 어려운 표고버섯도 단속반이나 소비자에게 통일부가 내준 ''면장''만 보여주면 믿을 수밖에 없는 현실 때문이다.

실제 농산물품질관리원에 단속되기 전 취재진이 손님으로 가장해 들어간 서울 가락시장의 한 표고버섯 도매상점에서 이 같은 일이 공공연히 일어났다.

수입업자이자 도매상이기도 한 A씨는 "공무원들은 표고버섯을 보지 않는다. 다만 원산지 표기가 ''북한산''으로 돼 있고 ''면장''을 갖고 있으면 전혀 문제 삼지 못한다"고 귀띔했다.

그는 이어 "단속반이 나오면 나한테 연락해라. 그러면 팩스로 넣어줄테니 보여주면 된다. 아무 문제 없을 거다"고 안심시켰다.

또 다른 도매상인인 B씨 역시"''면장''만 있으면 다 해결된다"며 "진짜 북한산을 팔아도 ''면장''이 없으면 걸리니까 무조건 (북한산이라고 쓰여 있는 표고버섯과) 면장을 일치시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정작 ''''면장''''을 발급해준 통일부는 이 같은 실태를 아는지 모르는지 무책임한 말만 늘어놨다.

통일부 교역지원과의 한 관계자는 "우리가 북한산 표고버섯을 수입하는 업자들에게 반입승인서(면장)을 발급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승인서가 불법 유통에 사용되는 걸 어떻게 일일이 확인할 수 있나. 그것은 단속 공무원들이 할 일이다"라고 선을 그었다.

북한산 표고버섯만 투명하게 유통하라고 발급한 ''면장''이 오히려 중국산 표고버섯을 북한산으로 둔갑시켜 팔아도 오히려 면죄부를 주는 애물단지가 돼 버렸다.


# "북한산 표고버섯이 진짜 북한산인지도 모르겠다"

이와함께 북한산 표고버섯의 경우 실제로 북한산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의 농산물품질연구소 관계자는 "시중에 북한산이라고 팔리는 표고버섯이 진짜 북한산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며 "성분 분석을 하려면 북한에서 직접 가져온 표고버섯을 시료로 갖고 있어야 하는데 보유한 시료가 사실상 전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통일부 관계자도 "북한은 폐쇄적인 사회이기 때문에 실제 표고버섯을 재배하는지, 재배한다면 얼마나 재배하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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