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KB국민은행 부동산 리브온 월간 KB주택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중위 전셋값은 전달 대비 5.2% 상승한 5억6702만원으로 집계됐다. 새 임대차 법 시행 직전인 지난해 7월 서울 아파트 중위 전셋값은 4억6931만원이었다. 5개월 만에 9722만원이 올랐다. 중위가격은 주택 가격을 순서대로 줄 세웠을 때 중간에 있는 가격으로, '중간가격', '중앙가격'으로도 불린다.
2015년 11월 3억7210만원이던 서울 아파트 중위 전셋값은 작년 7월 4억6931만원까지 4년 8개월 동안 9722만원 올랐다. 5년간 오른 전셋값 만큼을 새 임대차 법이 5개월 만에 끌어올린 셈이다.
새 임대차 법은 도입과 함께 중위 전셋값을 급격하게 상승시켰다. 서울 아파트 중위 전셋값은 2014년 9월 3억47만원으로 처음 3억원을 넘겼고, 3억5천만원에 도달하기까지 11개월이 걸렸다. 이후 상승 속도는 더욱 더뎌지며 4억원을 넘기는 데 1년 2개월이 걸렸다.
중위 전셋값이 4억5천만원을 넘긴 것은 지난해 3월로, 3년 5개월이 소요됐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5억804만원으로 7개월 만에 5억원을 넘겼다. 지난해 7월 말 임대차 2법이 시행되며 계약갱신청구권을 이용해 기존 주택에 2년 더 눌러앉는 세입자가 늘었고, 전세 물건이 줄어들며 집주인들이 4년치 보증금을 한 번에 올려 받으려 하며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최근 5개월 사이 3.3㎡(1평)당 평균 298만5천원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강남·강북, 고가·중저가 등 지역과 가격대 구분 없이 전체적으로 크게 뛴 것으로 확인된다.
전용 85.3㎡ 아파트를 기준으로 보면 송파구가 5개월 새 21.2%(1억2022만원) 올라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강남·강북, 고가·중저가 등 지역과 가격대 구분 없이 모두 급등했다. ㎡당 평균 전셋값을 따지면 전용면적 85.3㎡ 아파트가 중위 전셋값 5억6702만원에 부합한다. 가장 적게 오른 지역은 용산구로 10.6%(5835만원) 상승했다. 서울 평균 상승률은 15.8%(1억3176만원)였다.
지난달 기준 전셋값이 가장 비싼 지역은 강남구로 전용 85.3㎡짜리 전세 아파트를 얻으려면 평균 9억6512만원이 필요했다. 서울 내에서 평균 4억원 미만에 전용 85.3㎡ 아파트 전세를 얻을 수 있는 곳은 중랑구(3억9867만원), 금천구(3억9259만원), 노원구(3억8669만원), 도봉구(3억6822만원) 뿐이었다.
중랑·금천·노원구의 국민주택 규모 아파트 전셋값도 지난달 4억원 턱 밑까지 올라 서울에서 4억원 미만 전세 아파트를 구하기는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지난달 서울의 KB 전세수급지수는 187.4로 조사됐다. 역대 최고를 기록했던 전달(192.3)보다는 낮아졌으나 여전히 공급 부족 우려가 크다. 이 지수는 0~200 사이 숫자로 표현되며 100을 초과할수록 '공급 부족' 비중이 높음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