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교사가 파면은 물론이고 다시 임용고시를 봐서 교직에 서는 일이 없도록 영원히 교육계에서 퇴출되기를 요구한다."
전북 장수의 한 초등학교 '남녀 교사의 불륜'이라는 논란을 세간에 불러일으켰고, 결국 교육 당국의 감사 착수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청와대 국민청원.
청원인이 제기한 두 교사의 내밀한 이야기가 어째서 문제가 됐고, 어떤 방식으로 징계가 이뤄질까.
4일 청와대 국민청원 글과 언론 보도를 접한 한 변호사는 두 교사의 행위가 징계 사유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공무원의 '품위 유지'를 위반했다는 건데 정도에 따라 해임과 파면 가능성도 내다봤다.
법무법인 모악 최영호 변호사는 "공무원 사이의 불륜은 품위 유지 의무 위반으로 징계를 내린다"며 "정도에 따라 파면이나 해임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 변호사는 "(간통죄 폐지로)형사 처벌이 안 된다고 해서 민사상 불법행위는 별개로 봐야 한다"며 "민간인이어도 외도나 불륜이 자유로운 행위라고 할 수 없다"고 했다.
특히나 대법원 판례에는 교사의 '불륜' 행위를 중대한 징계 사유로 판단했다.
지난 1996년 불륜 행위로 해임이 된 교원이 제기한 불복 소송에 대해 대법원은 "항상 사표가 될 품성과 자질의 향상에 힘써야 할 교원의 의무에 비추어 본다면 피징계자의 행위는 교원으로서의 품위를 손상시킨 것으로서 국가공무원법의 품위유지의무 위반행위가 된다"며 "비위 정도에 비추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했거나 남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최영호 변호사는 "성 관련 비위에 불륜 등 부적절한 관계도 포함된다"며 "형사 처벌이 가능한 성폭력은 무조건 해임과 파면이지만 성희롱과 공연음란은 견책부터 파면의 징계 수위가 적용된다"고 말했다.
반면에 교육 당국은 신중한 입장이다. 전북교육청은 "해당 사안이 현재 피해자가 있는 것이 아니라서 '성 비위'로 판단하긴 이르다"면서 "감사를 통해 사실 관계를 명확하게 밝힌 뒤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24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서 청원인은 "최근 교실 복도에서 A교사와 B교사가 장난을 치는 영상을 찍었다"며 "체험학습 과정에서도 데이트하는 사진을 찍어 비밀메시지 앱으로 공유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규 수업 시간에도 두 교사는 사적 메시지를 수차례 주고받았고 자리를 이탈해 만나는가 하면, 교실 안에서 여러 부적절한 사진을 찍기도 했다"며 "유부남인 A교사와 남자친구가 있는 B교사가 서로의 성적 욕구와 쾌락을 위한 동영상을 찍기도 했다. 교육자로서는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해왔다"고 덧붙였다.
A교사는 오는 14일까지 병가를 신청한 가운데 전북교육청은 민원 내용 중 일부가 사실로 확인됨에 따라 장수교육지원청이 아닌, 직접 감사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