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허선아 부장판사)는 30일 공직선거법 위반 및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전씨는 4‧15 총선을 앞둔 지난해 12월~올해 1월 대규모 집회에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등 자유우파 정당들을 지지해달라"며 사전선거운동을 한 혐의(선거법 위반)를 받는다.
아울러 "대통령은 간첩",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공산화를 시도했다"는 등의 발언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있다.
재판부는 선거법 위반 혐의 관련 전씨가 집회에서 이같은 발언들을 했다는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다만 특정 후보자에 대한 지지 호소가 아니었다는 점 등을 근거로 이 발언이 선거운동에 해당하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대법원은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이란 특정선거에서 특정 후보자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하는 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한다고 특정하고 있다"며 "이 사안 검토결과를 종합하면 개별 후보자에 대한 지지를 전제하지 않은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호소로 선거운동 개념을 충족할 수 없다"고 밝혔다.
명예훼손 혐의 또한, 문 대통령에 대해 '간첩'이라거나 '공산주의를 시도했다'는 발언 자체는 사실이지만 이는 사실 적시가 아닌 전씨의 정치적 의견에 불과해 처벌할 수 없다고 봤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현직 대통령이자 공인으로서 공적존재에 대한 검증은 사상의 자유 시장에서 더 자유롭게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며 "나름의 검증 결과로 제시된 표현들까지 형사처벌의 잣대를 들이댈 수 없다는 법리를 보면 사실적시라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전씨 측이 재판에서 제기한 위법 수사 및 공소제기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무죄 선고와 함께 구치소에서 석방되게 된 전씨는 "대한민국이 이겼다"고 말했다.
올해 2월 경찰 수사 중 구속된 전씨는 지난 4월 20일 위법집회 참석 금지 등을 조건으로 보석으로 풀려났다. 하지만 지난 8월 광화문 대규모 집회에 참석하는 등 보석조건을 위반했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재판부는 9월 7일 보석을 취소했다. 이후 전씨는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다.
전씨는 이날 무죄가 선고된 죄명들과는 별도로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