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순례] 노숙인들 필요 채우며 섬기는 서울 삼일교회

[앵커]
서울역 근처에 자리한 삼일교회는 코로나19로 대부분의 무료급식이 중단된 상황에서 끼니를 거를 노숙인들을 위해 새벽마다 컵밥을 나누고 있습니다.

또 노숙인들의 정서 안정을 위해 상담과 예술 치료 활동을 펼치는가 하면, 최근에는 일자리 마련을 위해 카페 운영도 시작했습니다.


예장합동총회 소속 삼일교회를 이빛나 리포터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서울 용산구 청파로에 자리한 삼일교회.

동이 트기 전부터 모여 어둠을 밝히는 이들이 있습니다.

삼일교회 서울역사랑나눔부 소속 교인들로, 하나 둘 씩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컵밥과 따듯한 국물 한 잔을 건넵니다.

삼일교회는 새벽예배 후 출근하는 교인들을 위해 자체적으로 진행하던 아침 급식에 주변의 노숙인들이 찾아오자 이들을 위한 식사를 함께 준비한 것을 계기로, 매일 300여 명의 이웃들에게 아침식사를 대접해 왔습니다.

현재 코로나로 대면 새벽예배가 중단됐지만, 교회를 찾는 거리의 사람들을 위해 컵밥을 포장해 지급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나원주 장로 / 삼일교회
"저희는 지금까지 한 번도 쉬지 않고 하고 있다는 것을 이분들이 더 신뢰도 하고, 또 지금 어려울 때 더 필요한 것 같아요. 어떤 분들은 한 네 끼씩 굶었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겨울에는 내의, 침낭, 신발, 또 겉옷 이런 게 필요한 대로 여쭤봐 가지고, 그분들이 필요한 게 뭔지 알아서 이렇게 섬기고 있습니다."

새벽마다 노숙인들에게 컵밥을 대접하는 삼일교회 교인들.

서울역사랑나눔부는 매주 화요일 저녁엔 서울역을 찾아 노숙인들에게 컵밥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것 역시 7~8년째 이어 져 온 사역으로, 코로나 상황에서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인터뷰] 송태근 담임목사 / 삼일교회
"이제 코로나가 이렇게 전면적으로 봉쇄가 되다 보니까 정작 그런 무료 급식소같은 것들이 다 문을 닫았어요. 그러니까 교회마저 문을 닫아 버리면 이 분들이 정말 먹을 데가 없어요. 한 끼 해결하는 게 굉장히 큰 분들인데. 그런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그러니까 코로나 상황인데도 일단 먹어야 되니까.. "

삼일교회는 또, 새벽에 찾아오는 노숙인들을 위해 예배 공간을 제공하고 성경공부를 지도하는 한편, 미술치료와 음악치료 등의 정서적 지원도 펼치고 있습니다.

또 의료 상담과 법률 상담, 주거 상담을 지원하고, 고시원을 임시 거처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노숙인들의 정서 안정 및 일자리 마련을 위해 바리스타 교육을 진행하고, 교회 근처의 카페 공간을 대여해 토요일과 주일엔 노숙인들과 함께 카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삼일교회가 토요일과 주일에만 운영하는 카페 '로드 온 더 로드(Lord on the Road)'.

[인터뷰] 송태근 담임목사 / 삼일교회
"노숙자든지 우리든지 사는 삶의 범위와 본질은 다 똑같은 것 같아요. 이제 우리도 밥만 먹는다고 생활이 해결되는 건 아니잖아요. 성경을 보면요. 구원이 환대로부터 시작이 돼요. 고아, 과부 나그네는 본질이 뭐냐면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희망이 없는, 이 땅에 기반이 없는 존재들이에요. 그래서 그들을 도와주는 것은 내가 어떻게 구원받았는가를 선포하는 행위예요."

노숙인들의 필요를 채우는 사역을 확장해 가고 있는 삼일교회 송태근 담임목사.

노숙인들과 함께해 온 이지예 간사는 그들을 향한 바람은 하나 뿐이라고 고백합니다.

[인터뷰] 이지예 간사 / 삼일교회
"살고 싶어지게요. 더 살고 싶어지게 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냥 다 죽고 싶어서 서울역으로 가셨다고 들었어요. 죽음을 원해서 인생의 끝으로 가셨는데 이제는 나 살고 싶어. 살아 보고 싶어라는 것을 바랄 뿐 사실 더 큰 것을 바라지는 않습니다. 저는 너무 감동적이었던 게 이제는 꿈을 꾸세요. 옛날에는 '모르겠어요. 그냥 죽고 싶어요.' 했는데, 이제는 '나 하고 싶은 게 있어요. 나 이것도 해보고 싶어요.' 하는 게 너무 감사했어요. 사실 그것에 대한 끈기는 제가 장담할 수 없지만 그냥 살자, 그냥 같이 해 보자. 그게 전부입니다."

서울 용산구 청파로에 자리한 예장합동총회 소속 삼일교회.

삼일교회는 농어촌과 도시의 임대교회들에 청년 일꾼들을 파송하고, 목회 세미나를 개최하는 일명 '어깨동무 사역'도 펼치고 있습니다.

교회는 앞으로도 국내외 선교와 콘텐츠 개발을 통한 다음세대 세움, 세상의 이웃이 되는 교회로 서기 위해 다방면으로 힘쓰겠다고 밝혔습니다.

CBS 뉴스, 이빛나입니다.


[영상취재] 최내호 [영상편집] 두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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