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노동자 지키는 '착한 손잡이' 상자 찾아주세요

무거운 상자 옮기는 유통·마트·택배 노동자 건강 위해 '손잡이가 있는 상자' 추진
대형마트는 내년 자체상품 포장상자 약 83%에 손잡이 설치 예정
제조업체 및 택배·온라인 유통업체도 동참키로
노동부, '착한 손잡이' 정착 위한 '상자 손잡이 가이드' 배포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유통·마트 업계 노동자들이 무거운 상자를 나르다 다치지 않도록 '상자 손잡이' 설치 가이드를 배포한다.


고용노동부는 내년부터 대형마트 등에서 상자에 운반용 손잡이를 설치하도록 산업안전보건공단과 함께 '상자 손잡이 가이드'를 마련, 배포한다고 27일 밝혔다.

그동안 노동계에서는 상자 운반작업으로 마트노동자의 어깨, 허리, 팔목 등에 근골격계질환을 입힐 수 있다며 상자에 손잡이를 설치해야 한다고 요구해왔고, 이에 화답해 노동부도 올해 초부터 주요 대형마트 및 제조업체에 자발적인 개선을 요청했다.

그 결과올해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에서 자체상품(PB상품)의 손잡이 설치율이 기존 평균 9.0%에서 올해 연말 20.6%로 2.3배 늘었고, 내년에는 82.9%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또 주요 제조업체에 대해서도 벌레 등 이물질이 유입되거나 제품이 손상될 가능성이 낮은 제품의 포장 상자부터 우선 손잡이 설치를 추진했다.

올해 LG생활건강, CJ제일제당, 동원F&B, 대상 등 주요 업체의 설 선물세트 중 손잡이 설치가 가능한 127종 가운데 18.9%는 손잡이가 설치됐고, 내년에는 일반제품의 손잡이 설치율을 기존 1.6%에서 7.8%로 늘릴 계획이다.

(사진=고용노동부 제공)
택배 업계의 경우에도 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 한진택배, 로젠택배 등 주요 택배사 및 쿠팡, SSG, 마켓컬리 등 온라인유통사와 논의한 결과 내년부터 주요 택배사는 67만개, 온라인 유통사는 47만 5천개의 상자에 손잡이를 설치한다.

또 냉동식품 등 손잡이를 설치하기 어려운 제품에는 별도의 묶는 끈 등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노동부가 이번에 배포하는 '상자 손잡이 가이드'에는 상자 손잡이 적용대상과 기본원칙, 손잡이 모양과 위치 등이 포함된다.

인력으로 취급하는 5kg 이상 물품에는 제품 설계 단계부터 손잡이 설치를 검토하도록 하고, 손잡이 크기·형태·위치는 자율에 맡기되 인간공학·안전·품질을 고려해 감싸쥐기(power grip)가 가능한 구조로 설계하도록 했다.

손잡이의 모양은 타원형·아치형으로 설계하도록 하고, 크기는 가로 80㎜, 세로 25㎜ 이상으로, 각도는 가능한 0°로 설계하도록 안내했다.

노동부는 가이드라인을 지킨 상자 손잡이를 '착한 손잡이'로 이름을 짓고, 해당 손잡이가 있는 상자에 관련 표시를 부착할 수 있도록 했다.

노동부는 내년에도 대형 유통업체 등의 상자 손잡이 설치 등의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무거운 중량물을 많이 취급하는 건설업 등 다른 업종에도 '상자 손잡이'가 확산되도록 업종별 협의와 사업장 지도·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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