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징에 인접한 798예술구의 한 호텔에서 3명의 확진자가 나오고 인근 순의구에서도 2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차오양구 위생건강위원회가 전날 전격적으로 전수검사를 결정한 데 따른 조치다.
중국 최대의 검색엔진 바이두에 따르면 왕징의 인구는 30만 명 정도인데 일산이나 분당처럼 대부분 아파트촌이다. 전날 밤에 우리나라의 동사무소와 비슷하지만 권한은 훨씬 센 지역위원회에 문의한 결과 26, 27일 전수 검사가 실시된다며 질서있게 검사를 받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라는 회신이 왔다.
줄이 길 때는 두 겹으로 약 30미터가량 만들어지기도 했지만 미리 핸드폰 앱으로 예약을 하고 나오게 하다 보니 절차는 비교적 빠르게 진행됐다. 주민들은 당국의 지침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1m 이상 거리두기는 지켜지지 않았지만 불안해하거나 긴장한 분위기는 묻어나지 않았다. 마침 기온도 낮지 않아 마을행사 같은 느낌도 들었다.
기자 가족도 낮 시간을 이용해 검사를 받았다. 외국인은 예약이 안 되기 때문에 여권을 가지고 줄을 서야했다. 하지만 10분도 안 되는 시간에 어느새 줄의 선두에 서자 홍십자회 요원이 휴대용 단말기에 여권 번호와 영문이름, 핸드폰 번호를 입력했다. 그러자 단말기에서 큐알코드가 생성된 종이가 나왔다.
귀찮을까봐 아이들은 핸드폰이 없다고 하자 기자의 핸드폰 번호를 입력했다. 역시 큐알 코드가 박힌 종이가 인쇄되어 나왔다. 이 종이를 갖고 텐트 앞으로 이동해 제출한 뒤 잠시 기다리자 이내 순서가 왔다.
검사 요원은 천막에 들어와 자리에 앉게 한 뒤 입을 벌리게 하고 입안에 면봉을 집어 넣었다. 검사는 혀 안쪽 부분을 두 세 번 훑는 것으로 끝났다. 통증은 전혀 없었다. 비용도 들지 않았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의 26일 발표에 따르면 25일 하루에 중국 전역에서 보고된 코로나19 확진자는 20명이었고 이중 8명은 본토에서 발생한 사례였다. 8명 가운데 2명은 베이징에서 나왔다. 한국에서는 확진자로 치는 무증상 감염자는 19명 나왔는데 17건은 해외 유입 사례, 2건은 본토 발생 사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