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추천 이후 언론이 증명하고 인사청문으로도 검증합니다. 전체가 하나의 검증과정입니다. 전체 과정에서 보고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임명하거나 하지 않거나 하는 겁니다."(2019년 5월9일 문 대통령, 취임 2주년 특집 대담 프로그램 '대통령에게 묻는다')
청문회 전부터 야당은 '스모킹건'을 예고하며 변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고, 여당은 부동산 정책 적임자를 강조하며 철벽 방어에 나섰지만 양쪽 모두 '결정적 한 방'은 보여주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변창흠 발언록'에 천착했다. 지난 2016년 '구의역 스크린 사고' 책임을 피해자 김모군에 전가하거나 공유주택 논의 중 임대주택 입주민을 '못사는 사람들'이라고 언급한 부분을 파고들며 고위공직자로서의 자질 부족을 전면에 내세웠다.
국민의힘 국토위 간사인 이헌승 의원은 "사회적 참사와 다름 없었던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피해자를 폄하하고 임대주택 세입자를 비하했다"며 "한 기관의 수장으로서 이런 말을 어떻게 할 수가 있냐"고 따졌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마지막 국토부 장관으로 변 후보자가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적임자임은 물론, 과거 공공기관 수장으로 원만하게 소통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민주당 소병훈 의원은 변 후보자가 몸담았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 노조의 편지를 청문회장에서 공개했다. 해당 편지에는 "어려운 자리겠지만 LH 사장으로서의 경험이 밑바탕이 돼 훌륭하게 일을 해내실 거라 믿어 의심치않는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민주당은 변 후보자가 청문회 과정에서 구의역 피해자 김군 유족에 진심어린 사과를 했고 다른 오해도 일정 정도 풀린 만큼,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에 문제가 없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조만간 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하고 문 대통령은 임명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문 대통령 임기 전반기인 20대 국회와 달리 21대 국회는 민주당이 압도적 의석을 확보해 국민의힘이 동의하지 않아도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이 가능하다는 점도 민주당의 판단에 힘을 실었다.
문 대통령 역시 20대 국회와 달리 기일을 정해 국회에 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을 할 필요가 없다.
민주당은 변 후보자의 부적절한 과거 발언이 본격 문제가 된 직후부터 진정어린 사과는 필요하지만 후보직 사퇴에 이를 정도는 아니라고 보고 적극 대응으로 가닥을 잡았다.
인사청문 절차에 대한 문 대통령의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참여정부 때 도입된 장관을 포함한 고위공직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과거 밀실 추천·검증을 막기 위한 장치이지, 최종 인사 권한은 대통령에게 있다는 인식도 당청은 공유 중이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변 후보자가 본인을 둘러싼 각종 의혹은 충분히 해명하고, 잘못된 과거 발언에 대해서는 깨끗이 사과했다"며 "다만 청문회에서 정책적 능력에 대한 부분이 충분히 조명되지 못한 부분이 아쉽다"고 말했다.
도덕성 논란에 휩싸인 인물에 대한 임명 강행은 정책 신뢰성 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민주당이 변 후보자 임명 강행에 무게를 싣는 다른 이유는 문재인 정부 임기와도 무관치 않다.
청와대는 지난해 3월 김현미 현 장관 후임으로 최정호 전 국토부 2차관을 지명했지만, 그는 부동산투기와 자녀 편법증여 의혹 등으로 서민주거를 책임질 적임자가 아니라는 여론에 등떠밀려 자진사퇴했다.
청와대와 여권 입장에서는 변 후보자가 이번에 낙마할 경우, 문 대통령 레임덕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가 깊다.
여권 관계자는 "변 후보자가 낙마하면 타격이 크다. 문 대통령 임기 중 낙마한 다른 후보자들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