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긴급재난지원금의 민간소비 진작 효과 확인돼"

KDI, 가계소비 1차 긴급재난금 지급 이후 회복세 확인
지원금 사용가능업종에서 전체 투입예산 대비 26.2~36.1%의 매출 증대 효과 보여
여행업, 대면서비스업 등 피해가 큰 사업체의 매출 확대에는 한계 보여

(그래프=KDI 제공)
코로나19 경제위기 속에 위축됐던 가계소비가 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면서 준내구재 등을 중심으로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책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3일 발표한 '긴급재난 지원금 지급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실질총생산은 전기대비 3.2% 감소했지만, 민간소비는 오히려 전기대비 1.5% 증가했다.

이에 대해 KDI는 이 시기의 코로나19 확산 둔화와 함께 정부가 지난 5월 1차로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분석했다.

당시 정부는 총 14조 2천억원의 긴급재난지원금을 1차 지급했고, 이후 지자체별로 다양한 형태로 긴급재난지원금을 추가로 지급했다.

이에 대해 KDI는 긴급재난지원금의 90% 이상이 5, 6월에 곧바로 소비됐고, 지원금을 사용 할 수 있는 업종의 판매액이 증가했다며 민간소비 회복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전체 카드매출 증감률은 신규 확진자 발생이 급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1.9%(8주차)까지 감소했지만,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후 13.9%(23주차)로 증가한 후 다시 하락했다.

그 결과 전체 신용·체크카드 매출액도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직후인 지난 5월 11일~6월 21일 기간 동안 약 7.3% 증가했고, 이후에는 증가폭이 점차 축소됐다.

매출액 증가분으로 따져보면 코로나19 확산 둔화 효과 등을 배제하더라도 약 4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이는 지자체 등의 긴급재난지원금까지 합쳐 투입된 총 재원 규모(11조 1천억원~15조 3천억원)의 약 26.2~36.1%에 달한 것으로 추산된다.

실제로 긴급재난지원금 사용가능업종의 매출액도 지급 직전(4월 13일~5월 3일)과 비교하면 11.1%p 증가했다.

구체적으로는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인한 매출액 증대 효과가 의류/잡화(-17.8% → 11.2%), 가구(-3.5% → 19.9%) 등 (준)내구재(10.8%p)에서 크게 늘었다.

이어 필수재(8.0%p), 대면서비스업(3.6%p), 음식업(3.0%p)의 순으로 효과가 컸다.

또 코로나19 확산기간(2월 24일~4월 12일)에도 약 3% 증가했던 전통시장 카드매출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직후 15% 이상, 동행세일기간(6월 22일~7월 12일)에 39% 이상 증가했다가 이후 증가폭이 잦아들었다.

특히 수급가구들은 긴급재난지원금은 대부분 소비지출로 사용하면서 평균적으로 사용된 긴급재난지원금의 21.7%를 추가로 소비했다.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 기초연금, 장애인연금 수급 가구에게는 지원금이 현금으로 지급됐는데, 이 경우 빚 상환, 저축에도 사용될 수 있었다.

하지만 현금수급가구도 소비지출(93.7%), 저축(3.8%), 빚 상환(1.8%) 순으로 사용해 당장 필요한 물건·서비스를 구매하는 일에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KDI는 "감염병 확산 상황에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통한 가구소득 보전만으로는 여행업, 대면서비스업 등 피해가 큰 사업체의 매출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으므로, 피해업종 종사자에 대한 직접적인 소득지원이 요구된다"고 평가했다.

또 "과거 소득분위 등의 간접적인 기준보다 코로나19의 직접적인 피해 정도에 맞추어 소득지원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경제주체별 피해 규모에 대한 자료를 사전에 수집ㆍ분석해 피해계층을 신속하고 정밀하게 식별해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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