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20일(현지시간) 마윈이 지난 10월 상하이에서 열린 금융포럼에서 보수적인 금융감독정책을 비판한 이후 11월초 당국에 불려갔을 때 앤트그룹의 일부 국유화를 제안했었다고 보도했다.
마윈은 웨탄(豫談)이라고 불리는 인민은행과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은행관리감독위원회, 외환관리국 등 4개 기관과의 면담에서 "국가가 필요하다면 앤트그룹이 보유한 플랫폼의 어떤 부분이라도 내줄 수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웨탄은 정부 기관이 감독 대상 기관 관계자들이나 개인을 불러 공개적으로 질타하고 요구 사항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금융 감독 당국의 보수성을 신랄하게 비판한 마윈의 10월 24일 상하이 발언으로 촉발된 것으로 인정되고 있다.
마윈 발언 이후 중국 금융감독 당국은 인터넷 대출에 대한 규제 강화 조치를 발표했고, 마윈 발언에 진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앤트그룹의 상장 중단을 지시했다는 소문도 돌았다.
또 앤트그룹 상장이 무산된 이후에는 '반(反)부정경쟁 부처 연석회의'가 설치되고, 은행보험관리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이 일부 거대 인터넷 기업이 거의 독점하고 있는 소액 대출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는 등 반독점 규제를 강화하려는 당국의 움직임도 활발해 졌다.
중국에서 당과 정부에 찍히면 사실상 죽음이요 퇴출이다. 금융감독 당국의 사정권에 들어온 알리바바, 징동, 메이투안 등 거대 인터넷 기업들은 납작 엎드린 모습이다.
앤트그룹의 징센둥 회장은 지난 15일 기업공개 무산 후 거의 40일 만에 공개석상에서 '감독당국의 지도를 충실히 따르겠다', '금융리스크에 대비하는 것이 금융 분야 혁신과 발전의 전제'라고 말하는 등 한껏 몸을 낮췄다.
앤트그룹과 바이두, 징둥, 텐센트 등 4개 업체는 최근 며칠새 온라인 예금 상품을 관련 앱에서 내렸다.
지방 중소은행이나 농촌은행이 핀테크 업체를 통해 고금리로 예금을 유치하고 핀테크 업체에 커미션을 지불하면서 비용이 증가해 은행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 직후에 이루어진 조치다.
마윈이 앤트그룹의 일부 국유화를 제안했다는 외신 보도의 사실 여부가 당장 확인되기는 쉽지 않지만 중국인들의 생활과 금융환경에 깊숙이 들어온 거대 인터넷 기업들을 통제하려는 중국 당국의 움직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