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왓퍼드 출신의 클로이 콜린스(31) 씨와 제이미 콜린스(29) 씨의 결혼식은 그 어떤 결혼식보다 특별했다고 BBC 방송이 20일(현지시간) 전했다.
콜린스 부부는 정부가 19일 잉글랜드 남동부 지역을 최소 2주간 긴급 봉쇄하겠다는 계획을 밝히자마자 당일 오후 10시 부랴부랴 유대교 회당에서 예식을 올렸다.
정부 지침에 따라 비록 하객 15명밖에 부를 수 없었지만, 100명도 넘는 사람들이 화상회의 애플리케이션 '줌'으로 이들이 부부의 연을 맺는 순간을 지켜봤다.
아내 콜린스 씨는 "하객들이 여기 함께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고, 남편 콜린스 씨도 "살면서 이렇게 많은 사랑을 느껴본 적이 없다"는 소감을 밝혔다.
애초 이들 부부는 지난 9월 6일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11월 22일, 12월 20일로 세 번이나 날짜를 옮겨야 했다.
그런 와중에 변종 코로나19 확산으로 결혼식 당일 코로나19 대응 단계를 4단계로 격상한다는 정부의 발표는 부부에게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었다.
이 단계에서 결혼식은 배우자 중 한 사람이 심하게 아파 회복이 불가능한 예외적인 상황에서만 치를 수 있다.
영국의 기존 코로나19 대응 단계는 3단계뿐이었지만 변종 바이러스 등장으로 봉쇄에 버금가는 조치를 적용하는 4단계를 신설했다. 4단계에서는 모든 비필수업종 상점과 체육관, 미용실 등은 닫아야 하고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경우, 등교, 보육, 운동 등의 목적 외에는 집에 머물러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결혼 주례를 맡은 랍비가 콜린스 부부에게 먼저 전화를 결혼식을 앞당기자고 제안했고, 그때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전화를 돌려 "기적"을 만들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