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농구(NBA) 휴스턴 로켓츠의 간판 가드 제임스 하든은 지난 몇년동안 팀 내에서 '왕'과 다름 없었다. 실력 뿐만 아니라 코트 밖 행실도 그랬다는 게 문제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의 팀 맥마흔 기자는 17일(한국시간) 최근 트레이드 요구와 관련해 구단과 갈등을 겪고 있는 제임스 하든이 그동안 휴스턴에서 어떻게 선수 생활을 해왔는지 전현직 구단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상세하게 보도했다.
그 내용은 다소 충격적이다.
휴스턴에 몸 담았던 한 구단 스태프는 ESPN에 제임스 하든이 휴스턴에서 지내는 동안 "아니오(No)"라는 말을 단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무엇이든지 자기 원하는대로 했다는 것이다.
휴스턴에서 코치로 활동했던 한 관계자는 "휴스턴의 보스는 따로 있었다"며 "제임스 하든의 잘못이 아니다. 그가 지금까지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 둔 구단의 잘못"이라고 말했다.
▲제임스 하든은 시즌 도중 2~3일의 휴식일이 생기면 자신의 전용기를 타고 라스베이거스나 다른 도시로 이동해 파티를 즐겼다.
▲제임스 하든은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진행하는 구단의 첫 공식 연습 때 단 한번도 참석하지 않았다.
▲제임스 하든은 매해 오프시즌 때 구단에게 전력을 더 강화하라고 요구했고 우승에 도전할 전력을 갖추지 못할 경우 자신이 팀을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코칭스태프와 선수 이적에도 자주 관여했다. 케빈 맥헤일 전 감독, 드와이트 하워드, 크리스 폴이 팀을 떠나는 과정에서 제임스 하든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다.
▲리그 최정상급 포인트가드 크리스 폴이 공격을 이끌 때 제임스 하든은 아예 공격에 참여하지 않았다. 폴이 짜증을 내자 제임스 하든은 마이크 댄토니 감독에게 자신이 1대1 공격을 더 자주 할 수 있도록 작전을 짜달라고 요구했다.
▲그래도 휴스턴은 제임스 하든과 크리스 폴 체제가 계속 유지되기를 원했다. 하지만 제임스 하든은 자신의 친구 러셀 웨스트브룩이 전 소속팀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에서 트레이드를 요구하자 어떻게든 그를 데려오라고 구단에 요구했다. 휴스턴은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 웨스트브룩을 영입해야 했다.
▲제임스 하든은 언제나 지각했다. 올랜도 버블 당시 제임스 하든은 비디오 분석 때 지각했고 웨스트브룩은 하든 없이 당장 시작하자고 소리쳤다. 마이크 댄토니 감독은 어차피 하든이 오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고 웨스트브룩을 달랬다.
▲러셀 웨스트브룩은 휴스턴에서 자신의 농구를 할 수 없다며 아쉬워했다. 누가 먼저 휴스턴을 떠나고 싶어했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둘은 더 이상 함께 갈 수 없었다.
▲제임스 하든은 2020-2021시즌을 위한 휴스턴 트레이닝 캠프에 가장 늦게 합류한 선수였다. 그때 하든은 인기 래퍼가 주최하는 파티에 참석해 흥청망청 돈을 쓰고 있었다.
휴스턴은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제임스 하든의 실력을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휴스턴에서 뛴 지난 8시즌 동안 평균 29.6득점, 7.7어시스트를 올리며 활약했다. 2018년 정규리그 MVP를 받았고 최근 3시즌 연속 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다.
게다가 제임스 하든의 압도적인 1대1 능력은 대릴 모리 전 단장과 마이크 댄토니 전 감독이 추구하는 방향상 반드시 필요했다.
NBA에서 슈퍼스타와 구단이 파워게임을 펼쳤을 때 구단이 이기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래도 ESPN의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제임스 하든은 '선'을 넘었다. 휴스턴이 어렵게 데려온 폴과 웨스트브룩 등 올스타 가드들은 한 시즌 만에 팀을 떠나야 했다.
제임스 하든은 현재 '언해피(unhappy)' 상태로 트레이드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휴스턴은 제임스 하든을 팔 경우 절대 헐값에 넘기지는 않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