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하 국유단)은 2015년 10월 경기도 가평 북면 목동리 일대에서 발굴한 전사자 유해가 고(故) 전원식 일병으로 확인됐다고 17일 밝혔다.
그는 유해가 발굴된 지 5년 만에 신원이 확인됐다. 전 일병의 신원 확인은 지난 2000년 4월 6·25 전사자 유해 발굴 사업을 시작한 이래 157번째다.
고인은 1925년 12월 경북 청도군 대성면에서 6남 1녀 중 셋째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농사일을 거들며 성실히 살아오다가 24살이 되던 해인 1949년 아내를 만나 딸을 뒀다. 6·25전쟁 발발 이듬해인 1951년 아내와 두 살배기 딸을 남겨 두고 참전했다.
국군 제8사단 10연대 소속으로 참전해 1951년 2월 가평지역 전투에서 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고인의 소속 부대인 8사단은 유해가 발굴된 지역에서 60㎞ 떨어진 강원도 횡성지역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1·4후퇴 때 중국군과 교전하며 가평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고인의 유해는 당시 가평에 거주했던 주민의 제보로 찾아냈다. 두개골을 포함한 완전 유해와 함께 단추, 옷핀, 빗 등 유품 23점이 발굴됐다.
제보자 송순목(73) 씨는 "할아버지께서 1·4후퇴 시기에 부상한 군인 2명을 집으로 들여 돌보셨는데, 얼마 되지 않아 돌아가시는 바람에 선산 근처 숲 가마터에 매장했다는 얘기를 어릴 적에 들었다"고 진술했다.
국유단은 이 제보 내용을 토대로 현장을 조사한 후 발굴 작업을 진행했다.
전사한 지 69년 만에 유해로 귀환하는 아버지를 만나는 딸 전정숙(73) 씨는 "아버지가 돌아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고 무덤덤하다"며 "아직 실감이 나지는 않지만, 아버지가 돌아오셨다는 사실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국유단은 유가족과 협의를 거쳐 내년 1월께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를 할 예정이다. 유해는 국립현충원에 안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