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필 지금이냐"는 질책과 "오죽하면"이라는 공감, 코로나19 시대 파업 노동자들에 대한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파업 현장에서는 "기업과 공공기관 등 사 측이 코로나19의 엄중함을 본인들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억울함이 많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비정규직과 자회사 직원 등 포스트코로나 시대, 우리 사회가 보듬어야 할 사회적 약자들을 오히려 절벽 끝으로 몰아세우는 건 아닌지, 뒤돌아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병원 측은 "정규직 비율도 전국 상위권인데다 체불 임금 문제는 이미 해결된 사항"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노조 측은 "병원 측과 합의한 내용을 (병원의 경영권을 갖고 있는) 을지재단 측에서 거부하고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내걸어 부득이 파업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며 "코로나 시대 병원 파업이라는 부담을 노동자에 떠넘기는 한편 재단 측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코로나 상황을 악용하는 것"이라며 주장하고 있다.
△학교비정규직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역시 오는 24일 급식과 돌봄 등을 포함한 전면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연대회의는 "코로나 상황을 감안해 예년보다 낮은 임금 인상률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지만, 시도지사들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을 확대하는 방안만 고집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정규직 공무원의 경우 0.9% 기본급 인상 외에도 기본급에 연동된 명절휴가비 등과 호봉인상분 등 연평균 인상 총액이 100만 원을 웃도는데 반해 학교 비정규직(교육공무직)의 경우 기본급 0.9% 인상이 거의 전부다시피하고 근속임금 자동인상분을 더해도 연 6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
이들은 "(코로나 속 급식과 돌봄 파업에 대한 싸늘한 여론을 의식한) 시도교육청들이 오히려 코로나를 비정규직 차별의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코레일 네트웍스= 코레일 네트웍스의 파업은 지난달 11일 이 후 40일째를 향하고 있다. 코레일의 자회사로 일부 역무원과 발권업무, 고객센터(100%), 주차관리원 등이 자회사 네트웍스 소속인데 15년 근속에도 200만원이 채 되지 않는 열악한 임금을 받고 있다. 같은 업무를 하는 정규직 임금의 45% 수준.
하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코레일 네트웍스가 공공기관인 만큼 올해 공공기관 임금 인상률인 4.3%를 넘지 못한다는 기재부 방침 때문인데, 하지만 이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을 확대시키는 역효과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노동자들의 반발을 산다. 임금이 같은 비율로 인상된다 하더라도 기준점인 현재 임금의 수준 따라 인상되는 금액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국민주권실현 적폐청산 대전운동본부 측은 "파업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가장 많이 고민했을 지점이 코로나19일 것"이라며 "힘을 합쳐 이 상황을 극복해나가야 하지만, 일부 기업이나 공공기관이 오히려 이를 악용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코로나는 비정규직을 비롯한 사회 약자에 더 가혹한 현실을 만들고 있다. 앞으로 우리 사회가 보듬어야 할 사람들인데, 오히려 우리 사회가 약자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는 게 대전운동본부 심유리 상황실장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