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사고수습본부 손영래 전략기획반장은 15일 "이전에 2단계 거리두기를 적용한 효과가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며 "그 원인은 중심집단에 대한 선제적 검사나 방역조치 없이 거리두기만 단독으로 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확진자 수를 떨어뜨리기 위해서는 방역당국의 광범위한 진단검사 및 역학조사와 국민들의 거리두기 동참이 함께 이뤄져야 하는데, 이번 3차 유행은 방역당국이 역량을 집중할 중심 증폭집단이 없기 때문에 거리두기 효과마저 미미하다는 분석이다.
손 반장은 시행 1주일을 맞는 수도권 2.5단계 거리두기에 대해서도 "10일에서 14일 정도 지나아 효과를 알 수 있어 2~3일 뒤 지켜봐야겠지만, 한계는 동일하게 나타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며 국민들의 참여가 점점 저조해지는 상황도 우려하고 있다.
전국적인 동시다발적 확산에 역학조사가 전파 속도를 따라가기 버겁고 국민들의 참여율도 낮아지는 상황이기에 정부는 3단계 격상이 이뤄지더라도 확진자 수를 떨어뜨릴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3단계는 필수적인 활동을 제외하고는 사회활동을 전면 제한하는 조치이기 때문에 서민 경제에 큰 피해를 야기할 수밖에 없다.
3단게 격상은 전국 일주일 평균 확진자가 800~1천명 이상이거나 2.5단계에서 확진자가 두배 이상 늘어나는 더블링 현상이 나타날 때 검토될 수 있다. 정부는 고령 환자 비율, 감염재생산지수, 의료체계 상황, 방역관리 상황 등을 충분히 살피고, 사회적 합의를 충분히 거쳐 격상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손 반장은 "선제적 격상에 대한 전문가들의 주장이 옳을 수 있지만, 2단계의 효과도 확실하게 나타나지 않았고, 국민들의 자발적 동참이 없다면 3단계 효과도 제한적일 것"이라며 "현재는 여러 지자체, 중앙부처 의견과 생활방역위원회를 포함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으며 내부적으로 (격상 여부에 대해) 검토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중수본 윤태호 방역총괄반장도 "3단계라는 숫자가 중요한게 아니라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전 사회적 응집력이 중요하다"며 "모두가 결집해 효과를 확실하게 나타내야만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현재 정부는 확진자 치료를 위한 병상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경기 평택시의 박애병원이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위한 거점병원으로 지정돼 70개의 중환자 병상 확보가 예상되고 있다.
또 통상 25일정도 소요되는 중환자실 재원 기간을 15~20일정도로 낮추는 것을 관리 목표로 삼고, 상태가 호전된 환자들을 준중환자 병실이나 일반 병실로 옮겨 중증환자 치료 역량을 더 확보하기로 했다.
한편, 정부는 전공의들이 "정부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전공의들을 차출하겠다고 하는 것은 가혹한 환경에서 수련 중인 전공의들에게 짐을 더 얹는 것과 같다"고 밝힌 것에 대해 "전공의들을 긴급 투입할 생각이 없고 그러한 의사를 밝힌 적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전날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성명서를 통해 "(전문의 시험을 면제하는 조건으로 3, 4년 차 전공의들을 차출하겠다는) 정부의 제안은 시험의 권위를 땅에 떨어뜨리는 처사"라며 "시험이 50여일 남은 상황에서 전공의들의 의견 수렴이 없는 현 상황은 절차적 민주주의도 위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손영래 반장은 "의료현장 투입이나 시험 면제는 병원장 간담회에서 건의가 들어왔던 것"이라며 "의료계와 함께 논의해 결정할 내용으로 결론이 난 것도 아니며 정부가 강제력을 동원한다는 것은 사실관계가 다르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