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A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FDA(미국 식품의약국)의 긴급사용 승인에 이어 CDC(질병통제에방센터)가 자문기구인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의 백신 사용 권고를 받아들이면서 백신 접종을 위한 행정 절차가 마무리됐다.
이후 미시간주에 위치한 화이자의 공장에서는 무장한 보안요원이 지키는 가운데 백신 운송 작업이 시작됐다. 첫 번째 상자가 트럭에 올려지자 박수와 환호가 터져나왔다. 이날 145곳을 시작으로 이번주 안에 전국 363곳에 백신이 도착할 예정이다.
이 백신은 영하 70도 이하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운송에는 참치용 컨테이너를 포함해 특수제작 용기와 드라이아이스가 동원됐다.
미국 전역의 병원도 접종 준비에 돌입했다.
1차 배포된 백신은 290만회 분으로 의료진과 장기 요양시설 거주자 등이 우선 접종 대상자다. 미국 정부는 이달 안에 4000만회 분의 백신이 공급되길 기대하고 있다. 내년 3월까지는 전체 인구의 약 30%인 1억명이 백신을 접종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스티브 한 FDA 국장은 전날 CNN방송에 출연해 "접종이 매우 신속하게, 내일 일어나길 바라는 게 내 희망"이라고 밝혔다.
현재 미국은 확진자가 1600만명을 넘겼고, 사망자는 30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한 상황이다. 따라서 미국 언론은 백신 배송 소식을 다루며 '역사적 순간'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백신에 대한 불신을 해소해야 하는 숙제가 남았다. AP통신과 시사코대 여론연구센터(NORC)가 지난 3~7일 미국 성인남녀 1117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백신을 접종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26%에 달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도 "미국에는 지금 대통령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면서 취임 전이라도 백신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적극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쿠에이트는 영국과 캐나다, 바레인, 사우디아라비아, 멕시코, 미국 등에 이어 세계에서 7번째로 화이자 백신의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반면 바레인은 UAE(아랍에미리트)에 이어 중국 제약업체 시노팜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사용을 승인했다. 다만 시노팜 백신은 페루에서 참가자 1명이 팔을 움직이지 못하는 증상을 보여 임상시험이 일시 중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