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기야 지도부 책임론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13일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폭증하자 정부가 뒷북 방역으로 사태를 막지 못하고 있다며 집중 공세를 펴고 나섰다. 정부 여당의 실정을 부각시키면서 정국 주도권을 잡고 지도부 리더십 회복도 노리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전날 오전 코로나19 긴급 회의를 시작으로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기자회견, 논평 등을 통해 대여 공세 수위를 한껏 높였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오전 '코로나19 대책 특별위원회 긴급 회의'에 참석해 "2차 대유행 때 보다 조금도 개선되지 않은 정부의 무능한 대응에 화가 날 지경"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는 올해 초부터 충분한 병상을 확보했다고 했는데 지난 10개월간 도대체 무엇을 했는가"라며 "최근 코로나 대응은 대통령과 정부의 판단 오류와 늑장 대응이 낳은 대 재앙적 인재(人災)"라고 문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기도 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문재인 정부는 국민 희생과 적극적 협력으로 이뤄진 코로나 팬데믹 억제가 자신들의 업적처럼 K방역을 자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의 백신 확보 정책에 대한 비판도 거셌다. 주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일찍이 전 국민 신속진단키트와 백신 확보를 서둘러야 한다고 수없이 정부에 촉구했지만, 정부 여당은 들은 척도 안 했다"며 "정부는 K방역 홍보비에 1200억 원을 사용했는데 이 예산으로 신속진단키트 보급했으면 이 지경까진 안 왔을 것"이라고 공세를 가했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백신확보는 실패했고 문 대통령은 국민께 사과하라"며 "K방역이 빈껍데기라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최근 민주당의 일방적 독주에 제동을 걸지 못하며 책임론이 나온 국민의힘 지도부도 코로나19 공세로 반전을 노리고 있다.
앞서 김 위원장은 공수처 등으로 여야 간 대립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대국민 사과 계획을 밝혀 당내 반발을 샀다. "하더라도 왜 지금이냐"는 것이다.
주 원내대표를 향해선 공수처법 개정안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원내 전략이 부족했다는 당내 볼멘소리가 나왔다. (관련기사 : 버스 떠나고 필리버스터?…국민의힘, 지도부 책임론 솔솔)
김 위원장과 주 원내대표, 투톱 간의 균열설은 최근까지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최근엔 주 원내대표가 지난 10일 극우 정당과 시민단체의 연석회의에 참석해 '정권퇴진 비상시국연대'의 공동대표를 맡자 김 위원장은 "당은 당의 할 일이 따로 있고, 시민단체는 시민단체 나름의 할 일이 있다"며 선을 그었다. 한 지도부 관계자도 "주 원내대표가 개별적으로 참석한 것"이라며 당의 입장이 아니라고 밝혔다.
결국 당의 내홍을 수습하기 위해서라도 국민의힘의 코로나19 공세는 이후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