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졸업 예정 선수로는 사상 최초로 2020 프로농구 신인드래프트 1순위 지명을 받은 차민석은 2군 무대 첫 등장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제물포고 출신의 2001년생으로 신장 199.6cm 포워드 차민석은 지난 10일 경기도 이천 LG챔피언스 파크에서 열린 인천 전자랜드와의 D리그 경기에서 삼성 유니폼을 입고 첫 실전에 나섰다.
활약은 눈부셨다. 33분59초 동안 27득점, 12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올렸고 스틸 3개, 블록슛 1개를 각각 기록했다. 볼 소유가 많았음에도 실책은 1개에 불과했다.
대학을 거치지 않고 프로에 직행해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포워드 송교창의 D리그 데뷔전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성적이다.
송교창은 2015년 11월 D리그 데뷔전에 풀타임 출전해 30득점, 11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활약했다.
1군과 2군의 차이는 분명히 크지만 그래도 차민석의 성공적인 D리그 데뷔는 삼성에게 고무적인 결과다.
이상민 삼성 감독도 크게 만족했다.
이상민 감독은 "올해 코로나19 때문에 고교 경기가 많지 않았다. 5대5 실전에서 이렇게 많이 뛴 것은 아마 처음일 것"이라며 "부담감을 버리고 가장 잘할 수 있는, 자신있는 플레이를 해보라고 주문했다. 큰 신장에서 나오는 돌파와 속공 등 자신의 장점을 잘 발휘했다"고 말했다.
삼성은 차민석을 급하게 데뷔시키지는 않을 계획이었다. D리그 첫 경기에서 잠재력을 보였음에도 계획에 변경은 없다.
이상민 감독은 "몸 상태를 더 끌어올린 뒤 1군 경기에 내보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상민 감독은 차민석이 아직 정교한 패턴 플레이에 익숙하지 않다고 밝혔다. 고교 시절에는 재능만으로 상대를 압도할 수 있었기 때문에 작전을 자주 시도할 필요가 없었다.
또 차민석은 아직 웨이트 트레이닝을 체계적으로 해본 경험이 없다. 프로에 처음 입성한 신인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선배들의 파워를 감당해내는 것이다.
연습 때 직접 맞붙어 본 팀 선배들의 힘과 몸싸움 능력에 적잖게 놀랐다는 후문이다.
이상민 감독은 "D리그 경기를 직접 본 코치에 따르면 경기 도중 백코트를 늦게 하는 등 안 좋은 습관이 종종 나왔다고 했다. 오랜만에 뛰는 실전이라 아마 체력이 떨어진 여파였을 수도 있다. 몸 상태를 비롯해 아직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삼성이 차민석이 갖추기를 원하는 능력 중 하나는 바로 외곽슛이다. KBL에서는 포워드 포지션의 외곽슛 능력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이상민 감독은 이규섭 코치의 역할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규섭 코치는 현역 시절 최정상급 외곽슛 능력을 갖춘 빅맨이었다. 차민석은 삼성이 20년 만에 영입한 1순위 신인인데, 2000년 드래프트에서 가장 먼저 호명된 선수가 바로 이규섭 코치였다.
삼성은 차민석의 D리그 경기를 더 지켜보고 데뷔 날짜를 결정할 예정이다. 그 시기는 1월로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차민석이 최대한 준비된 상태에서 프로 1군 무대를 밟기를 희망하는 것이다. 데뷔전에서 좌절 대신 자신감을 얻는다면 유망주의 프로 연착륙은 그만큼 수월해질 것이라는 기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