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
①12년째 이어지는 국민적 분노…조두순, 용서받을 수 있을까 ②거세지는 조두순 처벌·감시 강화 여론…'역효과' 우려도 ③'시민 조두순' 어떻게 맞아야 하나…지자체도 '골몰' |
법무부, 경찰, 지자체 등은 국민의 불안을 해결하기 위해 맞춤 대책으로 24시간 조두순을 감시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나친 감시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출소 후 교도소보다 더 감시받는 조두순
조두순은 12년 만에 교도소를 벗어나 사회로 복귀하게 됐지만 여전히 감시받는 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교도소 생활보다 더 구속된 삶을 살 수도 있다.
11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조두순은 출소일부터 7년간 전자발찌를 부착하며 5년간 '성범죄자 알림e'를 통해 신상정보가 공개될 예정이다.
또 출소 후 전담 보호관찰관으로부터 24시간 1대1 밀착 감시를 받고, 이동 동선을 비롯한 매일의 생활계획을 보호관찰관에게 주 단위로 보고해야 한다.
경찰도 조두순의 거주지 인근에 초소를 설치하고 여성청소년과 강력팀 5명으로 대응팀을 따로 꾸려 감시 기능을 더한다.
조두순이 거주하게 될 안산시는 거주지 주변 순찰 강화, 폐쇄회로TV(CCTV) 대폭 확대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경찰 관계자는 "조두순이 근처에 산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지역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는 만큼 대책이 필요하다"며 "조두순이 아무리 만기 출소한 일반인 신분일지라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안산시 관계자도 "시민들이 가장 걱정하고 있는 부분은 조두순이 다시 범죄를 저지르지 않을까 하는 부분"이라며 "시민의 불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재범방지 대책이 가장 우선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거세지는 국민적 '울분'…감시가 능사?
지난 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국민의 과반수가 동의하면 조두순을 재심할 수 있게 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은 10일 기준 5만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이밖에 회원 수 6천명의 인터넷 카페 '조두순 처단협회'가 만들어지고, 출소에 맞춰 보복하겠다는 유튜버 등도 나오고 있다.
이런 내용들을 종합하면 12년의 형기로는 조두순을 용서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모양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 심리학과 교수도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조두순의 범죄로 피해자는 평생 씻지 못한 기억과 부상을 안고 살아야 하는데, 조두순만 자유를 누리게 둘 순 없다"며 "피해자의 인권이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마당에 가해자의 인권을 보호해야 할 이유가 있겠냐"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현직 판사는 "조두순은 법원이 정한 형을 마치고 출소한 사람"이라며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따라 형 이상의 처벌과 지나치게 자유를 박탈하는 대우는 부당하게 비춰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사회가 왜 조두순을 두려워하는지는 충분히 공감한다"면서도 "법은 누구나에게 공평하게 적용돼야 한다. 예외 사항이 생겨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한 현직 검사도 "쥐도 구석에 몰리면 고양이를 무는 법"이라며 "조두순 관련 대책들은 그를 사실상 사회와 단절시키는 행위인데, 억압으로 쌓인 스트레스가 뜻하지 않은 방향으로 분출되는 상황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