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세력'과…손잡은 주호영 vs 선긋는 김종인
행보는 10일 주호영 원내대표가 '태극기 세력'으로 불리는 보수단체들과 정당들의 연석회의에 참석하면서 극명하게 대조됐다.
주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권을 조기 퇴진하고 폭정을 종식시켜야 한다는 데 다른 생각을 가진 분이 없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정권퇴진 비상시국연대'의 공동대표도 맡았다.
김종인 위원장은 '따로'와 '외각'이라는 단어로 이들과 거리를 뒀다. "당은 당의 할일이 따로 있고, 외각의 시민단체는 시민단체 나름의 할일이 있다. 혼돈해서 할 필요는 없다"는 게 김 위원장 말이다.
김 위원장은 "범야권연대 개념을 가지고서 투쟁을 할 수는 없다"고 분명한 선을 그었다. 보수우파를 아우르는 '반문연대'로는 대선 전초전이 될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도 이길 수 없다고 보는 듯 하다.
당 쇄신이 부족하다고 진단하고 있는 김 위원장은 전직 대통령들의 과오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예고했다. 비대위원장 취임 때부터 계획을 밝혀왔지만, 당내 반발을 누그러뜨리고 효과를 극대화할 시점을 모색해왔다.
김 위원장은 이날도 "현재 국회 상황이 여러가지로 어렵기 때문에 잠정적으로 보류하는 상황이지 적정한 시점에 맞춰서 할 것"이라고 강행 의사를 재확인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등 여당의 입법 강행 저지에 당이 집중해야 할 때라고 보고, 사과 시점으로 유력하게 검토됐던 박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의결일이던 지난 9일을 흘려보낸 상태다.
주 원내대표는 근래 "지금 중요한 건 여당의 폭거"라며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비공개 당 회의에서는 "선거를 앞두고 낙인을 찍을 필요가 있냐는 의견도 있다"는 반대를 전달하는 취지로 사실상 본인의 입장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에서는 대국민 사과에 반발하는 중진부터 초선 의원들이 김 위원장 저격에 공개적으로 입장을 표명하는 가운데 개혁보수를 주장하는 대권 잠룡들은 김 위원장을 지지하는 등 내홍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