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현씨는 지난 4일 필리핀 북부 팜팡가주 앙헬레스시에 있는 한 호텔 객실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현장에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소식은 지난 8일 일제히 보도됐다.
손 전 의원은 이날밤 자신의 유튜브 채널 '손혜원TV'에서 실시간 스트리밍 방송을 열어 약 58분 동안 동생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그는 영상에 '잘 가라 손현. 도박 없는 세상에서 편히 쉬길 빈다.'라는 글이 적힌 썸네일 이미지를 사용해 하늘나라로 떠난 동생을 추모했다.
손 전 의원은 "분란의 중심에 있던 손현의 극단적 선택 소식이 들려왔다. 보수 언론을 포함한 일부가 '동생의 죽음에 가장 이득을 본 사람은 손혜원'이라며 떠들고 있지만 자신은 그런 프레임에 넘어갈 사람이 아니다"라며 입을 열었다.
손 전 의원은 손현씨의 사망과 관련, 도박에 사용할 자금을 위험한 조직에서 융통했고 이를 변제하지 못하자 추징을 당하면서 변을 당했을 수도 있다는 타살 가능성 의혹을 제기했다.
손 전 의원은 "(동생이)어느 때부터 도박을 했다. 처음 결혼하고 여러 가지 거짓말을 하고 사기를 치고 하는 일들이 벌어졌다. 결혼에 실패하고, 두 번째 결혼하면서 도박을 본격적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동생이 필리핀에서 무슨 짓을 하고 있었는지에 대해선 얘기를 들었다. 자신 얘기를 하면서 돈을 빌리고 다니고 안 갚아 돈을 빌려준 사람이 연락이 오기도 했다"며 "노트북과 휴대전화를 맡기며 '그 안에 손혜원을 감옥에 보낼 수 있는 10억 원어치 비밀이 있다'는 말을 하는 방식"이라고 전했다.
이어 "(제보자에게)하루는 별안간 돈을 갚겠다고 했다. 황급히 돈을 들고 들어오더니 물건(노트북과 휴대전화)을 달라고 했다. 가는 길을 따라갔더니 의문의 차를 타고 사라졌다고 한다"며 "제보자가 '손현이 위험한 돈을 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우려했다.
손 전 의원은 외교부 대사관을 통해 손현씨에 대한 수사를 요청했다고 전하면서 '누군가가 돈을 받으려고 협박하거나 고문하지 않았을까 싶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지금은 유서가 있어서 자살이라고 하지만 의심할 만하다"며 "마지막에 타고 간 검은 차 소행일 수 있고 일단 호텔에 사고 보름 전부터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볼 수 있게 수사를 요청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영상 말미에 손 전 의원은 "동생이 짧은 인생을 살다 간 것이 안타깝다. 목포에 있는 전 부인이 서럽게 우는 걸 보면서 손현을 위해 울어줄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라고도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 동생의 거짓말에 피해 당한 분들께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며 "거짓말들이 구체적이라서 안 믿을 수 없었을 것이다. 저도 상처를 많이 입었지만 제 동생이었으니 사과드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