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특급', 배달의명수·제로배달 '선배들' 넘어설까

[시동 걸린 '배달특급'에 실린 '기대와 우려'②]
민간배달앱 독과점 견제, 소상공인 부담 경감
할인 혜택 지역화폐 한정, 서비스 확대 필요
낮은 수수료로 적자 이어지면 경쟁력 확보 한계
"수수료 현실화 논의, 적자 보전 방안 발굴 절실"

비대면 시대, 배달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우후죽순 늘어난 민간배달앱들은 공격적인 할인 행사와 스타 마케팅으로 시장을 장악했다. 그러면서 발생한 비용은 과도한 중개수수료와 광고료 명목으로 자영업자들을 짓눌렀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됐다. 외국 기업의 민간배달앱 인수합병 추진으로 독과점 횡포에 대한 우려까지 높은 상황. 이런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도입된 게 경기도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이다. 1%25의 저렴한 가맹점 수수료와 지역화폐 연계 서비스를 내걸고 이달부터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하지만 준비 미흡으로 인한 가맹점주와 고객들의 불만도 적지 않다. CBS노컷뉴스는 배달특급에 실린 기대감과 선결 과제를 함께 짚어 본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수수료 1%로 숨통" 배달특급…출발선에 놓인 걸림돌은?
②'배달특급', 배달의명수·제로배달 '선배들' 넘어설까
(끝)
소상공인들의 중개수수료 부담을 덜고 민간배달앱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탄생한 경기도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이 이달부터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출시 일주일 만에 가맹점·회원·매출액 목표치를 달성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배달특급 홍보 이미지.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하지만 시스템 운영과 고객 서비스에서 민간업체와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선결과제도 적지 않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예산이 필요하지만 1%의 낮은 수수료로 매년 적자까지 예상돼 재원 확보 방안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독과점 횡포 견제' 기대 속 배달특급 '첫 발'

민간배달앱 회사들은 광고와 할인 행사에 막대한 비용을 쏟아 부으면서, 이에 따른 부담은 최대 12.5%에 달하는 중개수수료 등의 명목으로 영세 가맹업체에 떠넘겨 왔다.

특히 독일 기업인 딜리버리히어로가 국내 시장 점유율 99%에 이르는 우아한형제에 대해 인수합병을 추진하면서 독과점에 따른 중개료·배달비 인상 압박에 대한 우려가 컸다.

지난 8월 수도권 공정경제 협의체의 실태조사 결과가 이를 방증한다. 기존 배달앱 가맹점 10곳 중 8곳은 민간배달앱에 지출하는 수수료와 광고비에 부담을 느꼈다.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문제는 그 부담이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민간배달앱 가맹점주 75% 이상은 음식값 인상과 배달료 청구, 양 줄이기로 원가절감을 시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푸는 게 배달특급의 주된 도입 취지다.

◇경쟁력 제고 중요, 소비자·가맹점주 만족도 초점

공공성을 앞세워 만들어진 배달특급이 앞으로 민간배달앱을 상대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충분한 회원과 가맹점 확보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게 관건이다.

배달특급은 중개수수료를 낮춰 가맹점주가 민간앱 대비 10배 이상의 비용을 아낄 수 있고, 고객은 모바일로 지역화폐를 사용하면서 15%의 할인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고객 할인 혜택은 지역화폐로 결제할 때만 적용된다. 자동결제시스템(페이코)으로 결제 시 1천 원 쿠폰을 주긴 하지만 일반 체크·신용카드를 사용할 땐 적용되는 할인 혜택이 없다. 민간배달앱이 주문 횟수, 요일, 카드제휴를 조건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는 것과 대조된다.

이 외에 민간배달앱에 등록된 가맹점이 배달특급에는 '준비중'으로 나오거나, 상품들을 비교하고 고를 수 있도록 돕는 사진 후기 기능 등 편의 서비스가 부족한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또 배달대행사와 전산 연동이 완벽히 구축되지 않아 주소를 수기입력 하느라 배달이 늦어질 수 있는 데다 업주들이 가게정보를 직접 관리할 수 있는 앱 기능이 없어 불편도 겪고 있다. [관련기사 12월 9일자 CBS노컷뉴스 보도, ""수수료 1%25로 숨통" 배달특급…출발선에 놓인 걸림돌은?/시동 걸린 '배달특급'에 실린 '기대와 우려'①"]

앞서 지난 3월 전국 최초로 전북 군산에서 출시한 공공배달앱 배달의명수도 5월까지는 주문 건수가 4만여 건에 이르며 성공하는 듯 했다. 하지만 8월을 기점으로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배달의 명수 로고. (자료=군산시 제공/자료사진)
서울시 지역화폐인 제로페이에 기반한 제로배달유니온 역시 결제수단인 제로페이에 대한 이용률이 낮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 했다. 제로페이는 초기 결제액 목표의 1%에 그쳤다.

이들 공공배달앱은 소상공인 수수료 부담 절감에 집중하느라 상대적으로 고객 서비스 개발에는 한계를 드러냈다.

제로배달유니온은 2% 이하, 배달의명수는 아예 수수료를 없애면서 소비자 할인 혜택은 10% 이내 수준을 유지했다. 그마저도 배달특급과 마찬가지로 지역화폐 이용 시에만 적용된다.

◇적자 보전 방안 개발 관건…수수료 현실화 논의도

소비자를 위한 서비스를 강화하고 가맹점의 운영 편의성을 높이려면 돈이 들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유일한 수익원인 가맹점 수수료를 크게 낮춰 매년 80~90억 원의 적자가 예상되면서 부족분을 혈세로 메워야 하는 상황이다.

경기도주식회사는 당초 가맹점 수수료가 2%로 설계됐을 땐 운영 3년차에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분석했지만, 배달특급 시행 직전 경기도의회 요구로 수수료를 1%로 낮췄다.

이 때문에 배달특급이 민간사업자들에 대적할 만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수수료 2%를 계획했던 것도 수익을 마케팅비로 쓰기 위해서였다.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전문가들은 퍼주기 식으로 공공배달앱을 운영해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소상공인 부담 경감이라는 공공성을 유지하면서도 적자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서강대 김동택 국제한국학 교수는 "사업 초기 마중물 역할을 위해 수수료를 적절한 수준으로 유지하고 사업이 활성화 됐을 때 점차 인하해 주는 방향이 됐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무작정 기존 상업광고를 따라가기보다 공익광고 등 공공성이 담보된 수익 채널을 발굴하고, 지역밀착형 마케팅 전략과 차별화된 할인 서비스를 개발할 필요도 있다"고 제안했다.

진짜유통연구소 박성의 소장은 "낮은 수수료로 운영이 가능한 체계를 갖춰야 한다"며 "민간 결제 대행사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공공기관이 직영으로 시스템을 운영하는 방안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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