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안건조정위 구성 문제로 이날 공수처법 개정안의 법안심사소위원회 의결은 무산됐지만, 여전히 상임위 의결을 거쳐 오는 9일 본회의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날 저녁부터 본청 로텐더홀에서 철야농성을 시작하고, 본회의에서도 '필리버스터(무제한 반대토론)' 진행을 검토 중이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 50여명은 이날 오전부터 법사위 소위원회가 열리는 본청 4층 회의장 앞에 모여 피켓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민주주의 유린 공수처법 저지'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여당의 법안 의결 강행을 비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해 결사항전을 당부했다. 그는 "민주당이 독재 본색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며 "입으로 '민주화'를 외친 사람이 헌정 파괴, 법치 파괴, 민주주의 파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무엇이 그리 두렵나. 이것이 협치고, 이것이 민주주의냐"며 "권력을 제대로 사용해야 퇴임 후 안전하지, 온갖 기구를 만든다고 해서 잘못이 감춰질 것 같냐"고 강조했다.
의총에서는 민주당의 강행에 맞서 이날 저녁 8시부터 국회 로텐더 홀에서 릴레이 철야농성에 돌입하기로 결정했다. 의총 후 국민의힘 의원들은 재차 법사위 회의장 앞으로 복귀해 연좌 농성을 이어갔다.
김은혜 대변인은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문 대통령 발언과 관련해 "대통령의 전쟁개시 선언이나 다름없다. 검찰총장 징계와 공수처 입법을 반드시 관철시키라는 'VIP 지시사항'"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오는 9일 본회의에 공수처법 개정안이 상정될 경우 필리버스터 카드를 검토 중이다. 그러나 국회의원 재적 5분의 3 이상(180석) 동의로 필리버스터 또한 중단 의결이 가능해 실효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