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을 못해서"…눈 앞에서 벌어진 비극 막지 못한 中 경찰 뭇매

17세 소녀 경찰과 얘기하다 깊은 강물로 돌진
경찰 5명, 물에 뛰어들지 못하고 허둥지둥
인간띠 만들기도 했지만 꺼낸 것은 행인 2명
충칭에 새로온 영국 외교관 선행과 대비
물에 빠진 여성보자 곧 바로 뛰어들어

중국 경찰이 불과 2m 앞에서 강물에 뛰어든 17세 소녀의 극단적 선택을 막지 못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중국매체 '텅신망' 캡처)
중국 경찰이 불과 2m 앞에서 강물에 뛰어든 17세 소녀의 극단적 선택을 막지 못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4일 중국의 트위터 격인 웨이보 등에는 안후이성 왕지앙현에서 흰색 후트티를 입은 여성이 무릎 깊이의 강물에서 땅에 있는 두 명의 경찰과 얘기를 하다 갑자기 깊은 물로 뛰어들어 숨지는 영상이 공개됐다.

극단적 선택을 하려 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이 여성을 말리려고 설득했지만 그대로 깊은 물에 몸을 던지는 장면이 그대로 공개됐다.


소녀가 물에 빠졌지만 주춤거리며 구조를 꺼리는 중국 경찰들. (사진=중국매체 '텅신망' 캡처)
경찰은 여성이 깊은 물에 몸을 던지자 선뜻 구조를 위해 강물에 뛰어들지 못하고 허둥대면서 아까운 시간을 놓친다. 경찰 5명이 인간 띠를 만들어 여성을 구해 보려하지만 허리까지 물이 차자 되돌아오는 장면도 보인다.

또 다른 영상에서는 여성을 구하러 차례로 뛰어드는 사람들이 모습이 보이는데 경찰 제복을 입지 않은 일반인이었다. 결국 물에 뛰어든 여성은 일반인들에 의해 구조되었지만 이미 숨진 것으로 보인다.

숨진 여성은 올해 17세로 왕지앙 고등학교 2학년에 다니다가 전날 개인적인 사유라며 조퇴를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목격자에 따르면 이 소녀는 낮 12시쯤에 강둑에서 방황하다가 1시쯤에 강물로 들어갔다고 한다. 이 모습을 본 주민들이 소녀를 만류하며 경찰이 오기를 기다렸는데 이 때는 심리적으로 꽤 안정적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구경꾼이 늘어나고 경찰도 도착하면서 상황이 변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이 설득에 나섰지만 소녀를 말리는데 실패했다. 소녀가 물로 뛰어들자 구경하던 사람들이 빨리 구조하라고 다급하게 소리치지만 경찰의 움직임은 느리고 둔했다.

경찰들이 머뭇거리자 결국 행인들이 구출을 시도하는 장면. (사진=중국매체 '텅신망' 캡처)
이 영상이 공개되면서 웨이보에서 조회수가 2억 뷰에 이를 정도로 주말 내내 경찰의 행동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출동했던 경찰이 모두 수영을 못했다는 이유로 아무도 물속으로 뛰어들지 못하는 모습에 탄식하는 이들도 있다.

경찰은 출동한 경찰관이 구조에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지만 네티즌들은 "구조를 위한 장비도 가져오지 않았다", "모든 경찰관이 수영을 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인 구조 능력을 가진 경찰관을 파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등의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출동한 경찰관 가운데 한 명은 이전에 근무하던 곳에서 익사예방 선도소조의 일원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왕지앙 경찰 당국은 출동했던 경찰의 대응이 적절했는지를 조사하기 위해 이들을 직무정지시켰다.

이번 사건은 지난달 충징 총영사관에 새로 임명된 영국 외교관이 물에 빠진 여성을 보고 바로 뛰어들어 구조한 사건과 대비되고 있다.

스테판 엘리슨은 물에 빠진 여성을 구한 뒤에 구경하던 사람들 가운데서 구명부표를 던져 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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