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세난, 매맷값 밀어올려…악순환 우려

(사진=연합뉴스)
정부의 7·10 부동산 대책과 8·4 공급대책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서울 아파트값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0.03% 올라 8·4 공급대책 발표 직전인 8월 첫째 주 0.04%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7월 첫째 주 0.11%까지 올랐던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8월 2∼3주 0.02%에 이어 이후 10주 연속 0.01%를 기록했다.

두 달 넘게 안정적으로 유지되던 서울 아파트값은 전세난 회피 수요가 외곽의 중저가 아파트로 몰리며 11월 들어 꿈틀대기 시작해 4주 연속 0.02% 상승률을 이어간 뒤 지난주 0.03%로 오름폭을 더 키웠다. 최근 서울 아파트값 상승은 강남 3구 아파트값이 반등한 영향이 크다.

강남구 아파트값은 8월 2주부터 11월 3주까지 15주 동안 -0.01∼0.01% 사이에서 상승·하락을 반복하다가 11월 4주 0.03%, 지난주 0.04% 상승으로 오름폭을 키웠다.

강남권 아파트값 상승은 압구정 현대 등 재건축 단지의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었기 때문이다. 6개 구역으로 나눠 재건축을 추진 중인 압구정지구는 현재 가장 큰 3구역(현대1∼7차, 10·13·14차)을 포함해 1∼5구역이 조합 설립 요건인 주민 동의율 75%를 넘긴 상태다.

압구정동 A 공인 대표는 "조합 설립이 가시권에 들자 매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최근 인근에서 20∼30건 매매가 이뤄졌고, 호가도 한 달 사이 1억∼2억원씩 올랐다"고 전했다.


압구정동 현대2차 160.28㎡는 지난달 5일 42억8000만원(6층)에 계약서를 쓰며 신고가로 거래됐다. 직전 거래인 8월 42억원(9층)에서 3개월 만에 8000만원 오른 값에 거래가 이뤄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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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6일에는 현대8차 111.5㎡가 23억6050만원(2층)에 매매되며 신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이 아파트는 6월 22억5000만원에 거래된 뒤 매매가 없다가 5개월 만에 1억1500만원 오른 값에 거래가 이뤄졌다.

신현대9차 111.38㎡의 경우도 지난달 16일 28억원(5층)에 계약서를 쓰며 신고가로 거래돼 직전 거래인 9월 27억원(10층)에서 두달 만에 1억원 올랐다.

전세난에 지친 실수요자들의 서울 외곽 중저가 아파트 매입도 계속되고 있다. 서울부동산광장에 따르면 올해 서울의 아파트 거래는 6월 1만5615건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급격히 꺾여 9월 3765건까지 감소했다가 10월 4367건으로 반등하며 거래가 다시 늘고 있다. 지난달 거래는 3123건으로 10월의 71.5%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신고기한(30일)이 25일이나 남아있는 것을 고려하면 10월 거래량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거래 반등을 이끄는 지역은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서울 외곽 지역이다. 지난달 서울에서 아파트 거래가 가장 활발했던 지역은 노원구(289건)였고, 구로구(275건), 강남구(207건), 강서구(200건) 등의 순이었다.

노원구 중계동 롯데우성아파트 115.26㎡는 지난달 7일 13억1000만원(8층)에 신고가로 거래됐고, 같은 동 금호타운 84.98㎡는 지난달 6일 7억7000만원(9층)에 역시 최고 가격으로 거래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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