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폐점을 앞둔 칠성점은 대형마트보다는 '창고 방출식 할인 매장'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신선식품 등 일부를 제외하곤 기존 마트 내 입점 물건이 아닌 외부에서 들여온 의류, 잡화 등을 판매하고 있었다.
이미 매장 상당부분을 정리한 뒤 외부 업체에게 매장을 대여해 주고 있는 것이다.
'긴급대처분, 긴급정리'라고 광고하며 길거리나 빈 점포에서 행사식의 판매를 진행해온 업체들이 폐점 준비 중인 롯데마트를 빌린 셈이다.
롯데마트는 당초 31일까지 정상 영업한 뒤 폐점한다고 했었지만 실제론 서둘러 정리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마트를 찾은 고객들은 당황스러워하면서도 싼 값에 판매되는 제품에 큰 관심을 보였다.
칠성점은 또 4일에는 'Clearance Sale' 이른바 고별세일을 열겠다고 밝혔다.
물품 정리를 위해 최대 70%까지 할인 판매를 실시하겠다는 것.
이로 인해 수많은 인파가 행사 시작인 4일부터 칠성점에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마트 소속 직원들은 대구 내 다른 지점엔 자리가 부족해 구미 등 타 지역으로 발령이 날 수밖에 없어 사실상 퇴사해야 할 위기라고 토로했다.
브랜드 임대매장 직원 A씨는 다른 매장엔 기존 근무자가 있고, 브랜드 차원에서 오프라인 점포를 확장할 여력이 없어 일단 휴직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마트 일부 코너를 담당하는 협력업체 직원 B씨는 "실업급여 몇 달 받고 그 뒤엔 집에서 쉴 수밖에 없다. 하필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시기에 이런 일을 겪게 돼 더욱 힘들다"고 말했다.
임대매장 점주들 역시 새 보금자리를 찾아 나서는 등 애쓰고 있지만 녹록진 않다고 했다.
한 점주는 "입점해있는 매장 점주끼리 힘을 합쳐 항의라도 하면 좋을텐데, 그런 기사가 나가면 본사(브랜드사)가 싫어하니까 할 수 있는 게 없다. 나중에 다른 곳에 다시 매장을 내려면 가맹점을 하는 입장에서 본사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일부 점주들은 아직까지 롯데마트측과 보상에 대한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매장 이전을 검토하는 데 어려움도 있다고 했다.
롯데마트측은 "근무하던 직원들 입장을 최대한 고려해 전환배치를 실시하고 입점 점주들과의 보상 문제도 원만히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칠성점 자리엔 주상복합이 들어설 것으로 알려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