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복귀 하루만에…검, 원전 강제수사 돌입

검, 지난달부터 구속 방침 보고…尹 직무정지로 지연
尹 '작심대응' 나섰나…해임 시 '원전 수사 보복' 논란 일듯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윤석열 검찰총장 복귀 하루 만에 검찰이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과 관련한 강제수사에 나섰다. 검찰 내부에선 "이미 계획됐던 수사 진행"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징계위원회를 앞둔 윤 총장이 사실상 '작심 대응'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전지검 형사5부(이상현 부장검사)는 2일 오후 공용전자기록 등 손상 및 감사원법 위반 등의 혐의로 A씨 등 산업부 현직 공무원 3명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A씨 등은 지난해 감사원 자료 제출 요구 직전에 월성 1호기 관련 자료를 대량으로 삭제하는 데 관여한 혐의 등을 받는다. 실제 감사원 감사에서도 산업부 공무원이 관련 자료 400여 건을 지운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앞서 A씨 등을 소환해 조사를 벌인 대전지검은 지난달 중순 대검에 관련자들에 대한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영장 청구 방침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의 검토를 거쳐 윤 총장은 보강수사 이후 빠른 시일 내 구속영장을 청구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지난달 24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갑작스럽게 윤 총장을 직무정지하면서 해당 수사 진행도 멈춘 상황이었다. 공교롭게도 당일 대전지검이 보강수사를 거쳐 다시 대검에 보고했지만, 윤 총장이 직무정지되면서 내용을 전달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이러한 상황에서 윤 총장이 지난 1일 법원 결정으로 직무에 복귀한 후 사실상 첫 수사지휘로 대전지검의 영장청구를 승인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대전지검은 "영장 청구 시점은 대전지검이 자체적으로 판단했다"며 "총장은 의견을 수용한 것"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그러나 멈춰있던 강제수사가 총장 복귀 이후 곧바로 진행된 것에 대해 윤 총장이 '작심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추 장관이 징계를 청구하며 '정치적 중립성과 신망을 잃은 검찰총장'으로 규정한 상황에서, 오히려 기존 방침대로 수사를 진행하는 '강대강' 대응에 나섰다는 것이다.

특히 추 장관의 측근인 고기영 법무부 차관이 사의를 표명해 윤 총장에 대한 징계위 심의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곧바로 이용구 법무부 차관을 새로 임명하며 공백을 메꿔준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그간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을 방관한다고 비판받아왔지만, 이번 인사를 통해 사실상 윤 총장에 대한 징계 방침을 지지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여권은 이번 수사를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공격'으로 규정하고 "선을 넘지 말라"고 강하게 비판해온데다 전날 영장청구에 대해서도 "검찰권 남용이며 명백한 정치수사"라고 즉각 성명을 낸 상황이다.

그러나 윤 총장 직무정지와 관련해 전국 검찰청에서 추 장관의 지휘가 과하다고 반발한 만큼, 오는 징계위에서 윤 총장에 대해 해임 등 중징계가 다시 내려진다면 '원전 수사 보복성 조치'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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