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라스는 올 시즌 평균 9.4점 3.7리바운드를 기록 중이었다. 지난 시즌 서울 삼성에서 21점 5.9리바운드를 올린 모습과는 사뭇 비교가 됐다.
물론 출전 시간이 크게 줄었다. 지난 시즌 평균 25분 가까이 뛴 미네라스의 올 시즌 출전 시간은 절반 정도인 12분 29초다. 지난 시즌 최우수 외국 선수인 센터 자밀 워니(200cm)의 존재감이 큰 까닭. 워니는 지난 시즌과 같은 평균 27분 50초를 뛰며 22.5점 8.9리바운드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미네라스가 그만큼 팀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아무리 제 2의 옵션이라고 해도 실망스러웠다. SK의 빠른 농구에 적응하지 못했고, 수비 전술에서도 허점을 드러냈다. 문 감독이 개인 면담까지 했지만 달라지지 않았다.
문 감독은 그러나 "휴식기 동안 미네라스가 달라졌다"고 운을 뗐다. "이전에는 훈련을 따라하긴 하면서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표정이었는데 지금은 내 눈을 많이 쳐다 보더라"는 것이다. 열심히 하려는 의지가 보인다는 것이다.
과연 미네라스는 달라졌다. 이날 미네라스는 2쿼터에만 양 팀 최다 10점 5리바운드를 집중했다. 2도움과 1가로채기까지 동료를 살피고, 수비도 적극적이었다. 빠른 속공 골파에 3점슛까지 SK가 바라던 모습 그대로였다.
덕분에 1쿼터 19 대 19로 비겼던 SK는 2쿼터를 9점 차로 앞섰다. 안영준까지 2쿼터에만 9점을 보탠 SK는 47 대 38, 리드를 잡은 채 전반을 마치며 승기를 잡았다.
미네라스는 4쿼터 3분께도 18점 차로 리드를 벌리는 3점포를 터뜨렸다. 이후에는 상대 센터 캐디 라렌을 무력화하는 잇딴 골밑 돌파를 선보였고, 서민수를 앞에 두고 드리블 뒤 3점포를 꽂으며 포효했다.
SK는 미네라스가 벤치로 물러난 뒤 LG의 막판 거센 추격에 종료 6초 전 1점 차까지 쫓겼지만 87 대 84, 휴식기 이후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휴식기 전 2연패를 끊었고, LG와 1라운드 82 대 97 패배도 설욕했다. 미네라스는 양 팀 최다이자 개인 시즌 첫 20점 고지를 밟았다. 7리바운드와 3점슛 3방도 시즌 최다 기록이다.
두 번째로 시즌 10승(6패) 고지를 밟은 SK는 인천 전자랜드(9승 6패)를 제치고 단독 2위로 올라섰다. 1위 전주 KCC(10승 5패)와는 0.5경기 차.
반면 LG는 주장 휴식기 강병현의 왼 손등 골절상에 따른 최소 8주 공백 악재 속에 패배를 안았다. 지난달 1일 SK와 첫 대결에서 13개가 터졌던 3점포를 앞세워 막판 1점 차까지 따라붙는 접전을 벌였지만 3점 차로 뒤진 종료 직전 패스 미스로 석패했다. 6승 9패로 9위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