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경기소방재난본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5개 유관기관은 오전 10시 50분쯤부터 오후 3시까지 화재 현장에 대한 합동감식을 벌였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정요섭 과학수사대장은 감식 결과에 대한 브리핑에서 "발화 부위는 연소 패턴으로 봤을 때 화재 현장 거실로 추정된다"며 "발화 원인은 공사 관련 물품 등을 감정하고 향후 수사내용을 종합해서 밝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수사전담팀 수사 결과 당시 화재 현장에는 섀시 교체 작업을 하던 노동자 5명 외에도 집주인 등 3명이 더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전담팀 장재덕 팀장(군포경찰서 형사과장)은 "거실에 전기난로를 켜 놓고 공사를 하고 있었는데, 전기난로에서 연기와 함께 불길이 치솟는 것을 보고 집주인 등 3명은 계단으로 대피를 했다"며 "외국인 노동자 3명은 작은 방과 거실에서 공사를 하다가 그걸 보고 역시 계단으로 대피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국적 노동자 1명과 외국인 노동자(태국 국적) 1명은 베란다 쪽에서 공사를 하다 미처 대피를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외 그 층에 있던 다른 3명은 옥상으로 대피를 하다가 계단에서 쓰러져 2명은 사망하고 1명은 중상 상태"라고 덧붙였다.
감식반은 주민 2명이 옥상으로 대피하려다 옥상보다 위층인 15층 권상기 앞에서 숨진 채 발견돼 논란이 된 옥상 출입문의 개폐 여부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장 팀장은 "당시 최초 출동했던 소방관 진술에 의하면 (옥상 출입문이) 열려있었다고 했다"며 "옥상 관련 문제점이나 과실 여부에 대해서는 앞으로 더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화재는 전날 오전 8시30분부터 섀시 교체 작업을 하던 중 오후 4시 36분쯤 발생했다. 작업을 하던 노동자 5명 중 12층에서 추락해 숨진 박모(32)씨를 제외한 나머지 4명의 외국인 노동자는 모두 불법체류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화재 현장에서는 전기난로와 함께 우레탄폼캔, 폼을 발사할 때 사용하는 스프레이건 등 섀시 교체 작업에 필요한 공사 물품들이 발견됐다.
이날 감식 현장을 찾은 유가족들은 작업현장에서 안전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화재가 발생한 것 같다며 정확한 원인 규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 유가족은 "업체 직원 말로는 우레탄 작업을 할 때는 난로를 가지고 나가지 말라고 했는데 가지고 나간 것 같다고 했다"며 "말로만 하고 아무도 확인하지 않은 것"이라고 울분을 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