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보아의 정규 10집 '베터'(BETTER) 발매 기념 온라인 기자간담회가 방송인 박선영의 사회로 열렸다. '베터'는 2018년 10월 이후 약 2년 1개월 만에 나오는 보아의 10번째 정규앨범이다. 자작곡 3곡과 작사곡 1곡 등 총 11곡이 꽉 들어찬 정규앨범이다.
보아는 "일단 좋은 음악이 가장 우선이었다. 사실 요즘 정규앨범 발매 잘 안 하지 않나. 저는 옛날 사람이 맞나 보다. 저는 정규(앨범)가 너무 좋다"라며 웃었다. 보아는 "한 앨범의 1번 트랙부터 마지막 트랙까지 얼마나 고민하면서 이런 세트리스트를 만들었을지 생각할 수 있게, 다채로운 장르 곡을 수록하려고 노력했다. 이번 앨범은 다양함, 신선함이 주 테마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곡의 순서와 구성을 짤 때 가사를 통한 스토리텔링보다는 노래 장르에 중점을 둔다는 보아는 이번 앨범 세트리스트가 여러 번 바뀌었다고 털어놨다. 사라진 노래도, 다시 채워진 노래도 있다는 설명이었다. 그러면서 "많은 분들이 한 번 플레이하면 마지막 트랙까지 잘 이어서 들을 수 있게끔 만들려고 노력 많이 했다"라고 덧붙였다.
타이틀곡은 영국 가수 아와(AWA)의 '라이크 아이 두'(Like I Do)를 샘플링해 보아 색깔로 재해석한 '베터'다. 보아는 "망설이지 말고 사랑을 좀 당당하게 쟁취하라는 R&B 댄스곡"이라며 "많은 분들이 보아 하면 걸크러시 많이 생각하는데 2020년의 걸크러시를 기대하시면 될 것 같다. 퍼포먼스도 굉장히 멋있고 뭐랄까 업그레이드된 걸크러시라고 해야 하나? 좀 더 여유가 있다. 좀 더 여유 있고 멋있는 여성상을 표현하고자 해봤고 노래 자체도 후렴구가 굉장히 기억에 잘 남는다. 많은 분들이 들으면서 '보아다운 노래다' 하실 것 같다"라고 말했다.
'베터'는 데뷔곡 '아이디; 피스 비'(ID; Peace B)부터 '걸스 온 탑', '마이 스위티'(My Sweetie), '내가 돌아(NEGA DOLA) 등 다수 활동곡을 만든 유영진이 작사, 작곡, 편곡에 참여해 그 의미가 더 특별하다.
앨범 발매가 연기되는 동안 노래 쓰고 녹음하는 데 열중했다는 보아는 "타이틀곡이 유영진 이사님 노래인데 정말 저는 감회가 새롭다. 1집 '아이디; 피스 비'가 유영진 오빠 자작곡이었고, 영진 오빠랑 이수만 선생님이랑 저랑 굉장히 많은 대화를 했다. 선생님과 유 이사님, 제가 정말 지지고 볶고 불과 어제까지도 선생님과 뮤직비디오 얘기를 했다"라며 "이렇게 세 명이 모여서 다시 으쌰으쌰 했는데 그게 저는 너무 감사하고, 또 데뷔 시절이 떠오르고 해서 저에게는 많은 의미 부여가 되는 앨범"이라고 말했다.
'올 댓 재즈'(All That Jazz)는 보사노바 기반의 재즈 팝이다. 보아는 "사실 여러분이 제 앨범에서 많이 못 들어봤던 장르라서 만들고 나서 좀 뿌듯했다. '조금 어렵나?' 할 때쯤 팝적으로 (분위기가) 넘어가서 이지리스닝 할 수 있다"라고 소개했다. 웅장한 브라스와 드럼 소리가 돋보이는 브릿팝 장르의 '리틀 버드'는 보아의 '자서전' 같은 이야기를 가사로 표현했다.
퓨처 디스코 장르의 'L.O.V.E.'는 켄지 곡이다. 직설적인 가사가 특징이다. 원래 본인이 작사할 노래가 아니었는데 켄지가 '작사 네가 하는 거 아니었어?' 해서 부랴부랴 썼다는 보아는 "다행히 흡족해하셔서 재밌게 녹음했다"라고 밝혔다. 보아는 "가사 쓰면서 되게 통쾌함을 느낄 때가 많다. 실제로는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상황, 마음대로 못 했던 말 등 저는 가사 쓰면서 스트레스 많이 풀리는 것 같다. 받을 때도 많지만"이라고 전했다.
보아는 자작곡을 '자식'이라고 칭하며 "자작곡을 듣고 있으면 그 당시의 저의 모든 게 드러난다. 느끼고 있는 감정, 취향, 하고 싶은 것. 그래서 뭔가 저한테는 되게 일기 같은 아이들"이라고 밝혔다.
켄지가 작사한 '컷 미 오프'(Cut Me Off)에 관해 보아는 "시들해진 연인에게 우리 관계를 이만 컷하자(끊자)고 굉장히 쿨하고 냉정하고 차갑게 표현하는 노래다. 미니멀한 사운드라서 보컬이 되게 잘 들린다. 제가 사랑하는 제 목소리 중 하나가 중저음인데 기승전결은 크게 없지만 중저음 보컬이 너무 예쁘게 잘 나오는 곡이라서 '어, 보아한테 이런 목소리가 있었어?' 하실 수도 있다"라고 귀띔했다.
최근 앨범에서 잘 들을 수 없었던 발라드도 실렸다. 10번 트랙 '그래비티'(Gravity)다. 앨범 추천곡을 묻자 타이틀곡 '베터'를 가장 먼저 꼽은 보아는 그다음으로 수록곡 '그래비티'를 들었다. 그는 "보아 발라드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더라. 요 몇 년 동안 낸 발라드가 많이 없어서 주변 분들도 왜 발라드 없냐고 하셨다. ('그래비티'는) 정말 발라드 발라드 발라드"라고 웃었다.
이 밖에도 서로의 유혹에 끌리는 도발적인 긴장감을 표현한 '템테이션스'(Temptations), 자신을 향한 날 선 시선에서 벗어나 더 자유롭고 단단해진 마음을 가사로 쓴 '갓 미 굿'(Got Me Good), 펑키한 베이스와 힙합 드럼이 돋보이는 댄스곡 '허니 & 다이아몬즈'(Honey & Diamonds), 아쉽게 스친 인연과의 재회를 그린 모던 팝 '스타트 오버'(Start Over)까지 11곡으로 풍성하게 채워졌다.
보아의 정규 10집 '베터'는 오늘(1일) 저녁 6시 각종 음악 사이트에서 공개됐고 음반은 2일 발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