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조미연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1시 윤 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 사건의 심문에 들어갔다. 윤 총장과 추 장관의 법률 대리인이 재판에 대신 참석했고, 심문은 비공개로 진행된다.
윤 총장 측 법률 대리를 맡은 이완규 변호사는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소명할 예정이냐' 등 취재진 질문에 별다른 대답 없이 법정으로 향했다. 이 변호사는 추 장관의 직무배제·징계청구 이후 줄곧 해당 처분의 위법·부당성을 주장해왔다.
추 장관 측에서는 이옥형 변호사가 출석했다. 이 변호사는 "법률가의 입장에서 신청인(윤 총장)이 왜 (집행정지) 신청을 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이 사건은 심판 대상 입장에서 보면 기각될 게 너무 명백하다"고 말했다.
다음달 2일로 예정된 윤 총장의 징계위원회에서 징계 여부와 그 수위가 결정되면 직무배제의 효력도 더이상 유지되지 않는데 그 이전에 효력 정지를 요구하는 건 시기상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통상 집행정지 신청 사건의 경우 재판부는 처분이 정지되지 않았을 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하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피지만, 이번에는 추 장관 처분의 근거에 대해서도 1차적 판단이 내려질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때문에 법원이 윤 총장의 신청을 인용하면 추 장관의 처분이 과도했다는 평가가 뒤따르면서 조만간 열리는 윤 총장의 징계위 의결에도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법원의 결정에 반해 중징계를 강행하기에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반대로 윤 총장의 집행정지 신청이 기각되면 징계위에서도 중징계를 의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윤 총장이 계속해서 법적으로 다툴 수도 있지만, 사실상 '식물총장'으로 전락한 뒤라 내년 7월까지의 임기를 채우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해당 의혹은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실이 올해 2월 주요 사건 재판부 판사의 개인정보와 세평 등을 문건으로 만들어 윤 총장에게 보고했고, 윤 총장이 이를 반부패부에 전달하도록 지시했다는 게 골자다.
추 장관은 해당 문건을 '사찰 문건'으로 규정한 반면, 윤 총장은 '업무 문건'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법원의 결정은 이르면 이날 또는 다음날 나올 것으로 보인다. 다만 종합적인 판단을 위해 징계위가 개최되는 다음달 2일 이후에야 법원이 결론을 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