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한국은행과 한국거래소 통계를 종합하면 지난 27일 현재 명목 국내총생산(GDP)에 견준 국내 전체 상장사 시가총액(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 합산)의 비율은 112.7%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현재 통계치가 발표된 직전 4개 분기(2019년 3분기∼2020년 2분기) 국민소득 수치를 적용해 산출한 비율로, 실제 올해 연간 국민소득과 비교한 시총 비율은 이보다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올해 하반기 명목 국민소득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탓이다.
이전 강세장 가운데 최고치는 코스피가 직전 고점을 기록했던 2018년 1월 29일의 106.4%(2018년 GDP 기준)였다.
GDP 대비 시총 비율은 증시가 역사적 평균 대비 고평가됐는지 저평가됐는지를 판단하는 지표 중 하나로 곧잘 사용된다.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즐겨 사용한다고 알려지면서 흔히 버핏 지수로 통용된다. 버핏은 미국 증시를 판단할 때 이 지수가 80% 미만이면 저평가, 100% 이상이면 고평가 국면이라고 봤다.
증권가에선 GDP에 견준 현 시총 비율은 과거 추세와 비교할 때 부담스러운 수준이란 평가가 나온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GDP 대비 시총 비율이 장기추세에서 이탈한 부분은 기초여건(펀더멘털)과 주가 간 괴리의 크기를 반영한다"며 "여기에는 아직 GDP에 반영되지 않은 백신 상용화 기대,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기대, 한국판 뉴딜 등 대규모 정책 및 경기회복 기대 등이 포함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의 기대 요인들이 현실화하지 않을 경우 주가는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버핏 지수는 증시를 평가하는 여러 참고지표의 하나일 뿐 현시점에서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등 다른 증시의 경우 버핏 지수가 훨씬 높은 상황에서 국내 증시에만 너무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댈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윌셔 5000 지수로 산정한 미국의 버핏 지수는 이달 초 기준 약 170%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