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침묵에 항의해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이 청와대 앞 1인 시위에 나섰고, 더불어민주당은 대검찰청이 있는 서초동에서 집회를 열어야 한다고 맞대응했다.
◇청와대로 향한 국민의힘…文대통령 입장 촉구
30일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은 나흘째 청와대 앞 1인 시위를 이어갔다.
주말 사이 현장을 찾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사전에 묵시적으로 허용하지 않았나 생각하게 된다"며 "일반인이 TV를 틀어 놓고 추 장관의 모습을 보며 너무너무 역겨워하는 것이 일반적 현상"이라고 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29일 페이스북에 윤 총장 사태를 검찰 무력화로 규정하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을 현 정권의 '면책특권 완성'으로 규정했다.
주 원내대표는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담담히 받아들였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울고 계십니다"라며 " 이 정권 사람들에 대한 면책특권이 완성되는 순간 대한민국의 공화정은 무너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직접 나서서 정리를 해야 한다"며 문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윤 총장을 해임하려는 이유도 밝히라고 요구했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28일 브리핑을 통해 "판사 사찰은 검찰이 했는데 항의는 청와대로 가셨다"며 "굳이 항의하시겠다면 판사 사찰 문건이 생산된 서초로 가심이 더 적절하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김종인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서도 "어떻게 방역보다 정쟁이 우선이고 국민 건강과 안전보다 검찰 비호가 먼저냐"면서 "국민의힘의 연이은 막말 대잔치를 보시는 것이 국민께는 더 역겨울 것"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그러나 전날에는 공식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문 대통령을 겨냥한 야권의 공세에 대응을 자제하는 전략으로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맡았던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는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페이스북에 "초선부터 다선까지 한 몸이 돼 대통령의 침묵을 집중 공격한다"며 "대통령이 침묵해야 국민이 편안하다던 분들은 지금 어디 있는가"라고 썼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에 독설을 퍼붓던 야권의 태도 변화를 지적하며, 문 대통령을 옹호하고 나선 것이다.
민주당 김두관 의원은 페이스북에 "(윤 총장은) 판사를 사찰하는 전두환급 발상을 했다", 황운하 의원은 "윤 총장은 민주주의를 퇴행시켰다. 역사의 법정에서 대역죄인"이라고 공세를 폈다.
윤 총장의 직무배제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재판이 30일 열리고, 오는 2일에는 추 장관이 청구한 윤 총장 징계위가 열릴 예정이어서 변곡점마다 여야의 대치와 설전은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