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2단계 격상 임박…확진자 감소는 언제쯤

정부 "29일 격상 여부 결정" 전국 2단계 가능성
"다음주 거리두기 효과 나올 것" 낙관적 전망하지만,
8월 2차 유행과는 확연히 다른 패턴에 시기도 동절기
단계 격상 기준도 높아져 이미 지역사회 전파 심화
전문가 "급격한 감소 없을 것…겨울 내내 줄지 않을 수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500명을 넘어선 지난 26일 서울 강서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코로나19 3차 유행이 가속화되면서 정부는 거리두기 단계를 추가로 조정할지 여부를 놓고 논의를 진행 중이다.

사태의 엄중함과는 별개로 정부는 지난주부터 시작된 사회적 거리두기의 효과가 나타나 다음주에는 점차 확진자 수가 줄어들 것이라 보고 있는데, 이번 유행은 8월 2차 대유행과 상황이 달라 낙관적으로만 전망하기는 어려운 상태다.

◇정부 "29일 거리두기 격상 여부 발표" 전국 2단계 적용할 듯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27일 0시 기준 이틀연속 500명대 증가세를 보이며 3차 유행이 심화되고 있다.

최근 일주일 전국의 하루평균 확진자 수는 382.4명으로, 전국 거리두기 2단계 기준을 넘어섰고, 일주일 평균 확진자가 4~500명일 때 검토하는 거리두기 2.5단계 수준에 근접한 상황이다.

결국 정부는 전국의 거리두기 단계를 상향할지 여부를 놓고 논의를 진행 중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 손영래 전략기획반장은 27일 "수도권과 전국의 거리두기 단계를 더 강화할 필요성과 구체적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며 "지방정부와 각계 전문가 등의 의견을 추가로 수렴해 조속한 시일 내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오는 2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격상 여부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릴 계획이다.

가장 유력한 방안은 전국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적용하는 것이다. 수도권을 제외한 권역에서 1.5단계 기준을 2배 이상 초과한 지역은 없지만, 모든 권역에서 산발적 감염이 발생하고 전국이 일일 생활권으로 묶여있는 우리나라의 특성을 고려할 때, 결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적용으로 카페 내 이용이 금지된 지난 24일 오전 서울 중구 스타벅스 프레스센터점에 좌석 이용 통제선이 설치돼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다음주 거리두기 효과 나와 확진자 감소' 낙관적 전망하는 정부

엄중한 상황이지만 정부는 다음주에는 거리두기의 효과로 유행의 정점을 지나 확진자가 감소할 수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코로나19의 평균 잠복기(4~7일)를 고려할 때, 거리두기 조정의 효과는 단계 격상 뒤 7~10일쯤 지나 파악이 가능하다. 자신이 감염된 지 모르는 잠복감염자가 사람간 접촉을 삼가 추가 전파를 일으키지 않는다면, 그만큼 확진자는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현재 정부는 지난 19일부터 시작된 수도권 거리두기 1.5단계에 시민들이 동참해준 만큼 조만간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1.5단계 격상 이후 첫 주말 수도권 주민들의 휴대폰 이동량은 직전보다 10.5% 감소했고, 격상 이후 일주일 동안의 이동량은 7.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부터 적용된 수도권 2단계 조치의 효과도 다음주 후반쯤에는 드러날 전망이다. 이번 주말 발표될 거리두기 강화 방안도 국민들의 협조와 함께 시차를 두고 성과를 낸다면 최상의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앞서 2차 대유행이 진행 중이던 지난 8월 16일 서울·경기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하자, 12일 뒤인 28일부터 뚜렷하게 확진자가 감소했던 경험도 있다.

손영래 전략기획반장은 27일 "거리두기 효과는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며 그때까지 지금의 노력을 계속 유지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 이상원 위기대응분석관도 지난 26일 "거리두기 단계를 상향했고 강력하게 이행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르면 다음 주 초나 후반부에 유행의 정점을 지날 수도 있지 않을까 판단하고 있다"며 "우리의 노력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된 지난 24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2차 대유행과는 확연히 달라…"겨울 내내 거리두기 못 낮출수도"

다만 8월 2차 유행과 이번 3차 유행의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2차 유행은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광복절 도심 집회라는 중심 증폭집단이 존재했지만, 이번에는 그에 준하는 대규모 집단감염이 없이 산발적 감염만으로 확진자 규모가 더 커진 상태다. 이는 방역당국이 추적해야 할 개별 사례들이 더 많다는 뜻이며, 방역망 밖에서 조용한 전파를 일으키는 환자 규모도 더 많다는 뜻이다.

게다가 거리두기 격상 시점이 8월보다 늦어졌다는 점도 변수다.

지난 8월 16일 서울·경기의 거리두기가 격상됐을 때, 그 직전 1주(8월9일~15일) 전국 하루평균 확진자 수는 56명에 불과했다. 수도권 중심 소규모 감염이 이어지다가 사랑제일교회의 집단감염이 발견되며 100명대 확진자가 발생한 시점이다.

고려대 안산병원 최원석 감염내과 교수는 "8월에는 전국 확진자가 100명이면 3단계 격상 기준이었는데, 지금은 수도권의 확진자가 100명이 넘어도 1.5단계"라며 "격상 기준 자체가 일정한 지역사회 전파를 허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2차 대유행 때에는 유행 규모가 커지기 전에 강력한 조치를 실시해 성과를 냈지만, 현재의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는 일정 수준의 지역사회 전파는 감수하고 있다. 결국, 이미 상당 수준 지역사회 유행이 진행됐기 때문에 2차 대유행만큼 시민들이 거리두기에 협조하더라도 급격한 환자 감소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여기에 겨울철로 접어들며 전염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 됐고, 시민들의 거리두기에 대한 경각심도 코로나19 유입 초기에 비해 다소 약해진 상황이다.

최 교수는 "이번 유행이 8월처럼 급격히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 보고, 겨울 내내 거리두기 단계를 낮출만한 상황이 오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이재갑 감염내과 교수도 "2차 유행과는 전혀 패턴이 다르므로 낙관적으로만 전망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전국적 2단계를 시행하고, 계속해서 확진자가 늘어날 가능성을 염두에 둔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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