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여중생 성폭행 피의학생 2명 징역 6~7년

법원 "범행 내용·수법 충격적…피해자 가족도 엄벌 탄원"
재판과정서 '공동범행 VS 단독범행'…피의자 진술 엇갈려 '진실 공방'
재판부 "피의자들 범행 이후에도 추가 범행"…공동범행 판단

(그래픽=안나경 기자)
같은 학교에 다니던 여중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남학생 2명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13부(고은설 부장판사)는 27일 선고 공판에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 등 치상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A(14)군에게 장기 7년~단기 5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B(15)군에게는 장기 6년~단기 4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군과 B군에게 각각 120시간의 성폭력치료 강의 수강을 명령하고 5년간 아동 관련 시설 등지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재판부 "범행 내용·수법 충격적…피해자 가족도 엄벌 탄원"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범행 내용과 수법은 매우 대담하고 충격적"이라며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피해자와 가족들은 엄벌 탄원하고 있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범행 당시 피고인들의 나이가 만 14세로 형사 미성년자를 벗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소년법에 따르면 범행을 저지른 만 19세 미만 미성년자에게는 장기와 단기로 나눠 형기의 상·하한을 둔 부정기형을 선고할 수 있다. A군 등은 각각 단기형 수감 뒤 교정당국의 반성과 교화 등 심사에 따라 석방 여부가 결정된다. 석방 심사에서 떨어지면 장기형까지 수감된다.

◇재판과정서 '공동범행 VS 단독범행'…피의자 진술 엇갈려 '진실 공방'

A군과 B군은 지난해 12월 23일 오전 3시쯤 인천시 한 아파트 헬스장에서 같은 중학교에 다니던 여학생 C(14)양을 불러 술을 먹인 뒤 옥상 인근 계단으로 끌고 가 성폭행하거나 성폭행을 시도해 다치게 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A군은 자신의 휴대전화로 피해자의 나체 사진을 촬영한 혐의도 받았다.

A군 등은 C양에게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술을 마시게 해 정신을 잃게 한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A군은 음주상태였지만 B군은 술을 마시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은 C양을 성폭행했고, B군은 성폭행을 하려 했으나 미수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 과정에서 A군은 범행을 인정했지만 B군은 성폭행 가담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했다.

이 때문에 이번 재판은 B군의 성폭행 가담 여부, 즉 'B군도 성폭행 범죄 의도가 있었느냐'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B군 측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검사 결과 C양의 몸에서 A군의 DNA는 나왔지만 B군의 DNA는 나오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성폭행 범죄에는 가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사진=자료사진)
피해자인 C양이 정신을 잃어 피해 상황을 뒤늦게 인지한 것도 수사를 어렵게 했다. C양은 의식을 깬 후 병원 검사를 통해 성폭행 피해 사실을 알았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범행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B군과 함께 범행을 모의했다'는 A군의 주장과 'C양에게 억지로 술을 먹인 건 맞지만 성폭행 의도는 없었다'는 B군의 주장 가운데 누구의 주장에 더 신빙성이 있는지 판단하는 데 애를 먹었다.

◇재판부 "피의자들 범행 이후에도 추가 범행"…공동범행 판단

앞서 검찰은 지난달 19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A군과 B군에게 각각 장기 10년~단기 7년의 징역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B군에 대해 "재판에서까지 진지한 반성을 하지 않은 채 합동강간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며 주범과 같은 수준의 형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사진=연합뉴스)
재판부 역시 검찰과 같은 판단을 내렸다. A군 등이 범행 이후에도 함께 모여 다른 추가 범죄를 저지른 점 등으로 미뤄 공동범행이라고 판단했다.

A군 등은 이 사건 외에도 2019년 12월 또래 학생을 주먹과 발로 온몸을 수차례 때리고 나뭇가지로 손바닥을 10차례 때린 혐의로 기소됐다. 또 올 1월10일 PC방에서 손님의 주민등록증과 체크카드 등을 훔치고, 올 4월 3일~4일 아파트 입구에서 또래 학생을 공갈협박해 금품을 훔치려다가 피해 학생이 경찰에 신고해 미수에 그친 혐의로도 기소됐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어머니가 (경찰에) 신고한 이후에도 피고인들은 구속되기 전까지 특수절도와 공동공갈 등 범행을 추가로 저질러 범행 이후 태도도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A군의 핵심 진술은 성폭행 전·후의 객관적 상황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면서 일관성이 있지만 B군의 진술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사건과 관련해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A군 등의 범행 모습이 담긴 아파트 폐쇄회로(CC)TV 일부 영상을 제대로 확보하지 않아 부실하게 수사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경찰은 성실의무 위반으로 당시 사건 담당 관계자 3명에게 정직이나 견책 처분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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