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외환위기 이후 20여년 만에 기록한 '트리플 하락'이지만, 전년인 2018년의 호황에 따른 기저효과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2019년 광업·제조업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종사자 10인 이상인 광업·제조업 사업체 수는 6만 9975개로 전년대비 0.2%(140개) 증가했지만, 종사자 수는 294만명으로 오히려 0.9%(-2만 8천명) 감소했다.
이 업체들의 출하액은 1545조 7천억원으로 전년대비 1.4%(-21조 4천억원) 감소했고, 생산액에서 주요 중간투입비를 공제하고 남은 부가가치도 559조 8천억원으로 1.4%(-7조 8천억원) 줄었다.
이에 따라 사업체당 출하액은 220억 9천만원, 부가가치는 80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6%(-3억 5천만원), 1.6%(-1억 3천만원)씩 감소했다.
이처럼 광업·제조업의 종사자 수와 출하액, 부가가치 3개 지표가 동시에 감소한 일은 IMF 외환위기를 겪었던 1998년 이후 21년 만의 일이다.
다만 이는 실제로 지난해 경기가 부진했다기보다는 전년인 2018년에 출하액과 부가가치가 급등한 데 따른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2018년에는 반도체 부문에서 연간 수출 최대 기록을 세웠고, 국제유가가 급등해 석유제품 가격이 크게 올라 석유정제·화학산업의 출하액·부가가치가 증가하면서 당시 광업·제조업의 출하액, 부가가치가 최근 10년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비록 지난해 출하액과 부가가치가 감소세를 보였지만, 두 지표 모두 최근 10년 중 2018년에 이어 두 번째로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사업체 수 증감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식료품(182개, 3.4%), 의료·정밀(139개, 5.9%), 기계·장비(104개, 1.1%), 화학(100개, 3.4%) 등에서 주로 증가한 반면 자동차(-210개, -4.4%), 의복·모피(-117개, -5.3%), 섬유(-93개, -3.1%), 가죽·신발(-81개, -11.7%) 등은 줄었다.
출하액은 자동차(6조 8천억원, 3.6%), 전기장비(4조 7천억원, 5.7%), 식료품(3조 9천억원, 4.9%), 조선(3조 1천억원, 7.0%) 등에서 개선됐지만, 전자(-18조 7천억원, -6.8%), 화학(-8조 6천억원, -5.3%), 석유정제(-6조 7천억원, -5.1%), 기계·장비(-3조 8천억원, -3.1%) 등은 하락세를 보였다.
부가가치는 자동차(2조 2천억원, 4.0%), 식료품(2조원, 7.3%), 전기장비(1조 4천억원, 4.9%), 의약품(1조 3천억원, 10.5%) 등에서 주로 증가했고, 전자(-8조 8천억원, -6.0%), 화학(-2조 6천억원, -5.1%), 기계·장비(-1조 9천억원, -4.1%), 석유정제(-1조 5천억원, -5.7%) 등은 감소했다.
특히 제조업을 중화학공업과 경공업으로 나누어 보면 출하액의 경우 중화학공업은 1307조 6천억원으로 전년대비 1.9%(-24조 7천억원) 감소한 반면 경공업은 235조원으로 1.5%(3조 4천억원) 증가했다.
부가가치도 중화학공업은 464조 7천억원으로 전년대비 2.1%(-9조 8천억원) 감소했고, 경공업은 92조 8천억원으로 2.3%(2조 1천억원) 증가했다.
반면 전자산업에서는 반도체부문(D램 등)에서 공급과잉으로, LCD 등 전자부품부문도 해외경쟁 심화로 인해 단가 하락을 겪으며 출하액과 부가가치가 감소했다. 통신·방송장비부문에서도 휴대폰 교체 주기가 길어지고 해외생산이 늘면서 출하액·부가가치 동반 감소를 보였다.
또 석유정제산업은 국제유가 하락 및 석유제품 수출 감소로, 화학산업은 화학제품 수출 감소로 출하액과 부가가치가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