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수출과 설비투자 회복세가 당초 예상보다 양호한 점을 반영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1~2분기 마이너스대 성장을 보였던 우리 경제는 지난 3분기에 1.9% 성장했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성장을 견인했다.
3분기 수출은 자동차와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전기대비 15.6% 증가했다. 1986년 1분기 18.4% 이후 최고다.
10월들어 우리나라 총수출은 소폭 줄었지만 일평균 수출은 9개월만에 반등했다. 이달 들어 20일까지 수출액(통관기준 잠정치)은 313억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11.1% 증가했다. 조업일수를 반영한 일평균 수출액은 7.6% 늘었다.
비IT부문은 글로벌 경기부진이 완화되면서 신성장 부문 육성, 유지·보수 등을 위한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주열 총재는 "경기가 올해 2분기를 저점으로 최악 상황은 지났다고 보고 있다"며 "내년에도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완만하지만 회복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은행은 경기 상황을 감안해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8%에서 3.0%로 0.2%포인트 높였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크지만 코로나19가 변수다. 코로나 3차 유행으로 경기회복세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코로나19 3차 유행이 미칠 경제적 영향이 8~9월의 2차 확산 때보다 클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이 예상한 내년 성장률 3.0%는 이번 코로나19 재확산이 올 겨울에 지속되고 이후에는 국지적 확산이 간헐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기본 시나리오를 전제로 했다.
코로나19 재확산이 기본 시나리오 보다 더디게 진정되는 비관적인 상황이 온다면 내년 성장률은 2.2%로 주저앉을 수 있다는 것이 한은의 전망이다.
내수위축 우려도 여전하다. 코로나19 확산세로 그동안 민간소비를 중심으로 내수가 크게 위축됐다.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민간소비는 분기별로 -4%대 감소폭을 보였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백신이 없는 상황에서 코로나19의 재확산 정도, 백신의 효과가 언제쯤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나타나는 가가 향후 경기흐름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이날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0.50%로 동결했다. 금통위는 코로나19 사태 직후인 3월과 5월 기준금리를 각각 0.5%포인트, 0.25%포인트 내린 이후 동결 기조를 유지해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