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주요 언론은 25일(현지시간) 일제히 마라도나가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별세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30일 60번째 생일을 맞은 뒤 사흘 만에 입원해 뇌수술을 받은 그는 퇴원 후 약 2주 만에 세상을 떠났다.
앞서 마약 복용과 알코올 중독, 그리고 두 차례 심장마비로 이미 많은 축구팬을 놀라게 했던 마라도나였지만 갑작스러운 죽음에 아르헨티나와 현역 시절 뛰었던 나폴리(이탈리아)는 물론 전 세계에서 추모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아르헨티나 축구를 대표하는 하늘색 줄무늬 유니폼과 등 번호 10번은 마라도나의 상징이었다. 브라질이 자랑하는 펠레와 쌍벽을 이루며 역대 최고의 축구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동시에 여러 기행으로 '악동'이라는 꼬리표도 따라다녔다.
1960년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난 마라도나는 자국 리그에서 데뷔해 유럽 무대까지 진출해 세계적인 명성을 쌓았다.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체구 덕에 뛰어난 드리블을 무기로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으로 뛰며 A매치 91경기에서 34골을 넣었다.
마라도나가 자신의 이름을 떨친 것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이다. 그는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이끌며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당시 조별리그에서 허정무 선수(현 K리그2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에게 강력한 태클을 당하는 모습이 전세계에 보도되며 한국 축구와도 빼놓을 수 없는 인연을 만들었다.
무엇보다 마라도나하면 빼놓을 수 없는 '신의손' 사건도 멕시코 월드컵에서 발생했다. 당시 잉글랜드와 8강에서 손을 뻗어 들어간 골이 인정되며 논란의 중심에 서야 했다. 1994년 미국 월드컵 때는 조별리그 도중 약물 복용 사실이 적발돼 대회 도중 퇴출되기도 했다.
현역 은퇴 후에도 아르헨티나 대표팀을 비롯해 세계 여러 프로팀의 감독을 맡아 활발하게 지도자 생활을 했다. 하지만 현역 시절만큼의 뛰어난 지도력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여러 기행에도 불구하고 현역 시절 마라도나가 보여준 뛰어난 축구 실력 덕에, 그의 갑작스러운 별세에 아르헨티나가 3일간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하는 등 전 세계 축구인과 팬이 애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