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은 26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3%에서 -1.1%로 0.2%포인트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이 전망치가 현실화하면 외환위기 때인 1998년 -5.1% 이후 22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이 된다. 금융위기 때인 2009년에는 0.8%였다.
올해 코로나19가 덮치면서 1분기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1.3%, 2분기는 이보다 더 떨어져 -3.3%를 기록했다.
3분기에는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우리 경제가 1.9% 성장했다. 3분기 성장률이 크게 반등하면서 연간 성장률 상향 조정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올해 4분기에도 수출 회복세에 대한 기대가 높다. 지난달 우리나라 총수출은 소폭 줄었지만 일평균 수출은 9개월만에 반등했다.
수출이 회복세를 이어가고 내수가 어느 정도 뒷받침된다면 한은의 전망대로 올해 -1.1%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변수다. 코로나 3차 유행으로 경기회복세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날 "중국을 제외한 주요 수출 상대국들이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도 우리의 주요 수출 산업들이 상대적으로 선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다만 올겨울을 지나 내년 봄까지 주요국들의 코로나 상황이 다시 악화되면 수출 호조세가 언제까지 지속될 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내수위축 우려도 여전하다. 코로나19 확산세로 그동안 민간소비를 중심으로 내수가 크게 위축됐다.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민간소비는 분기별로 -4%대 감소폭을 보였다.
내년 우리 경제 향배는 수출과 내수 회복 정도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한은은 우리나라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제시했다. 앞서 8월 경제 전망에서 2.8%로 제시한 것 보다 0.2%포인트가 높다.
올해 10월말 기준 국제 주요 투자은행 9곳이 전망한 한국의 내년 성장률(평균치)은 직전 전망치보다 0.1%포인트 오른 3.3%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경제주체들의 코로나19 적응력 강화로 급격한 경제활동 위축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내년 3%의 성장률을 전망했다.
하지만 코로나19 3차 유행이 예상보다 심각해지면 경기부진이 심화하면서 3%대 성장 달성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백신이 없는 상황에서 코로나19의 재확산 정도, 백신의 효과가 언제쯤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나타나는 가가 향후 경기흐름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